'글로벌 공급난·아이폰13 덕에'…삼성전기·LG이노텍, 1분기도 호실적 행진
2022-04-11 15:23
국내 전자부품업계의 라이벌 격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호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한 해 실적의 가늠자가 되는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양사 모두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1분기는 전자 업계의 전통적인 계절적 비수기로 통한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난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전자 제품 판매가 늘면서 주요 부품사들은 올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상승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2조5270억원, 4032억원이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 6.5%, 영업이익 21.6%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산업계를 위협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오히려 삼성전기의 반도체 기판, MLCC 등 주요 사업 수익성에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기는 반도체용 기판 가운데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 Flip Chip-Ball Grid Array)는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내년까지 약 1조원 규모의 관련 생산설비 투자 확대를 예고한 만큼, 향후 공급난이 삼성전기에는 오히려 우군이 될 수 있다.
에프앤가이드는 LG이노텍의 올 1분기 매출은 3조8034억원, 영업이익은 322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 동기 매출은 23.9% 성장한 수치로 역대급이 예상된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했다.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에 힘입어 3000억원대를 유지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삼성전기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기판에 힘을 주고 있는 LG이노텍은 올해 반도체 기판의 영업이익 비중이 20.7%로 늘어, 전년 대비 6.6%p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투자를 발표한 FC-BGA 관련 매출은 오는 2024년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다만 전장사업은 아픈 속가락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으로 올 1분기에도 흑자전환이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LG이노텍 전장사업은 2017년부터 5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