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시동 건 SK쉴더스, 신사업 성장성으로 '보안업계 1위 몸값' 설득할까

2022-04-05 16:01

[사진=SK쉴더스]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준비 중인 SK쉴더스는 신사업의 성장성을 내세운 공모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도 사업 부문별로 유사 기업을 추려내 매출 비중에 따라 반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물리보안 업계 1위인 에스원의 시가총액보다 높은 몸값을 내놓은 만큼 공모 과정에서도 이러한 전략이 얼마나 설득력을 발휘할 지 주목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쉴더스는 다음 달 3일부터 이틀간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다. 회사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 범위는 3만1000~3만8800원으로, 공모 이후 총 발행주식에 따른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3조5000억원 가량이다. 공모는 신주 1454만445주(53.3%), 구주매출 1264만7639주(46.7%)로 이뤄진다. 구주매출은 재무적투자자(FI)인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이 설립한 블루시큐리티인베스트의 지분에 한해 이뤄진다. 

공모가에 따른 SK쉴더스의 기업가치는 당초 시장 예상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SK그룹은 지난 2018년 ADT캡스를 3조원에 인수했다. 이후 SK인포섹과의 합병 등을 거쳤던 만큼 이번 기업공개(IPO)에서도 최대 4조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당초 전망이었다. 지난해 추진했던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에서도 10% 가량의 지분을 3000~4000억원 수준에 매각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지분 매각을 중단하고 상장을 선택했지만, 이미 당시에서도 기업가치는 4조원 수준으로 추산했던 셈이다. 

다만 현재 몸값을 근거로 공모 흥행을 장담하긴 쉽지 않다. 최대 3조원 중반대의 기업가치는 이미 물리보안업계 1위 업체인 에스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5일 기준 에스원의 시가총액은 약 약 2조7663억원이다. 에스원과의 비교가 불가피한 만큼 회사와 주관사단에서도 기존 보안사업 이외의 신사업이 가진 성장성을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SK쉴더스는 올해 초 조직개편과 함께 기존 사업을 뛰어넘어 '라이프케어 플랫폼'으로 입지를 다지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물리보안, 정보보안 등 전통적인 보안 영역 이외에도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융합보안, 안전·돌봄(Safety & Care) 등의 사업에도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도 이러한 전략이 반영됐다. 4대 사업 부문별로 유사 기업을 선정했고, 이들의 기업가치 대비 상각 전 영업이익(EV/EBITDA) 배수를 회사의 사업별 매출 비중과 곱해 평균 배수를 산출했다. 신사업인 융합보안, 안전·돌봄 부문의 경우 미국 나스닥 상장사 알람닷컴(Alam.com)이 선정됐다. 가정 및 기업용 보안 솔루션 기업이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 모니터링 및 사고 예방이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알람닷컴의 EV/EBITDA는 28.31배로, 유사기업에 포함된 5개사 중 2번째에 해당한다. 지난해 말 기준 SK쉴더스의 매출액 중 신사업인 융합보안, 안전·돌봄 부문의 비중은 약 19.2% 수준이다. 

신사업들이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회사에 따르면 융합보안 및 안전·돌봄 사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2976억원 가량으로, 지난 2019년(약 864억원)에 비해 3배 이상 성장했다.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에서 19%로 증가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86%에 달한다. SK쉴더스 측은 증권신고서에서 "지난해 기준 알람닷컴의 매출액은 약 8600억원으로 융합보안 및 Safety & Care 합산 매출액 약 3000억원과 차이가 존재하나, 과거 합산 매출액 및 매출비중 증가율을 고려할 경우 알람닷컴과 일부 유사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