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 어워즈 영상을 찾아보며 가수의 꿈을 키웠어요."(방탄소년단 RM)"
"그래미상을 받고 싶은 마음은 여전해요. '버터'로 다시 도전할 생각이에요."(방탄소년단 슈가)

그룹 방탄소년단이 2년 연속 그래미 어워즈 문을 두드렸으나 아쉽게 수상은 불발됐다. 하지만 그들은 '꿈의 여정'을 계속할 예정이다.

4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는 '제64회 그래미 어워즈'가 개최됐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콜드플레이, 도자 캣·SZA, 토니 베넷·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베니 블랑코 등 쟁쟁한 후보와 함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2년 연속 해당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방탄소년단의 수상을 높게 점쳤으나 아쉽게도 트로피는 도자 캣·SZA에게 돌아갔다.

그럼에도 방탄소년단은 빛났다. '버터'는 시대를 위로하고 희망을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은 곡이다. '버터처럼 부드럽게 녹아 너를 사로잡겠다'는 의미를 담은 신나는 댄스 팝 기반의 여름 음악으로 지난해 5월 공개돼 '여름 대표 노래'로 사랑받았다. 해당 곡으로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인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카 뮤직 어워즈에서 수상한 바 있다.

RM은 시상식 전 취재진과 인터뷰하면서 "그래미는 음악산업 동료들의 투표로 주어지는 상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지난 2년간은 매우 지치고 고통스러웠는데 우리가 그래미를 수상한다면 이것들을 모두 보상받고 성과를 올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랜 시간 그래미 어워즈를 목표로 삼고 수상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 온 만큼 수상 불발에 아쉬움이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탄소년단의 활약은 눈부셨다. 이날 시상식에 앞서 방탄소년단 구성원들은 루이뷔통 슈트를 입고 레드 카펫에 올랐다. 이들은 여유로운 모습으로 전 세계 취재진의 스포트라이트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의 단독 무대도 환상적이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격리 중이던 정국까지 완치 판정을 받으며 어렵게 '완전체'로 함께 무대에 올라 팬들에게 감동을 줬다. 이들은 '스파이' 콘셉트로 무대를 꾸몄으며 각각 캐릭터를 연기해 뮤지컬적인 요소로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이들은 와이어를 타고 등장하는가 하면 카드 퍼포먼스나 재킷을 이용한 댄스로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최근 검지 힘줄 부상으로 봉합 수술을 한 진은 군무 대신 연기적인 퍼포먼스로 대신했다. 팬들에게는 방탄소년단 '완전체'가 무대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자리였다. 특히 방탄소년단 무대가 끝난 뒤에는 팝 가수들이 일제히 기립 박수를 보내며 환호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2019년 시상자로 처음 그래미 어워즈를 찾았다. 당시 '베스트 R&B 앨범' 부문 시상을 맡은 이들은 이듬해인 2020년 릴 나스 엑스와 함께 공동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2021년에는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로 처음 이름을 올렸고 '다이너마이트'로 단독 무대도 펼쳐 보였다. 올해도 연속으로 같은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꿈을 향해 계속 도전하고 나아갈 방탄소년단은 오는 8~9일과 15~16일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Allegiant Stadium)에서 콘서트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