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포스트코로나' 시동 건다…중단거리 노선 회복에 화물사업 첫발

2022-04-04 12:52

제주항공이 ‘비도진세(備跳進世)’를 키워드로 내세워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비도진세란 ‘도약할 준비를 하고 세상으로 힘차게 나아가자’라는 뜻이다.

4일 제주항공은 국내 LCC(저비용항공사) 중 처음으로 화물전용기를 도입하고, 내년부터 신기종인 ‘B737-8’ 배치에도 나서는 등 더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 시장 우위를 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선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해 저렴한 금액의 항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중단거리노선 회복에 초점을 맞춘 LCC 본연의 사업모델을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제주항공은 2020년부터 올해 2월까지 국내선 수송객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향후 국제선 운항이 순차적으로 재개되면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이를 위해 국내선 노선 확대와 비즈니스 좌석 도입, 내년부터 보잉의 차세대 기종인 B737-8 기종 전환으로 중단거리 운항에 대비하는 등 새로운 시도에 나선다.

특히 고도화 전략의 일환인 B737-8 도입은 중단거리 노선에서 제주항공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B737-8은 운용 중인 B737-800보다 운항거리가 1000km 이상 늘어나 중앙아시아, 인도네시아 등에도 여객기를 띄울 수 있다. 신규 노선 개발부터 기존 동급 항공기 대비 15% 이상 연료를 절감할 수 있으며, 좌석당 운항비용이 12% 줄어든다. 기존 항공기 대비 약 13% 수준의 탄소 배출량 저감효과가 있어 제주항공의 ESG 경영에도 부합한다.

B737-8은 2019년 이후 전 세계 188개국에서 운항 허가를 받았다. 전 세계 36개 항공사가 해당 기종을 운영하고 있으며, 가장 안전한 항공기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LCC 중 처음으로 화물사업을 통한 수익구조 다변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오는 6월 B737 화물전용기를 도입해 항공 화물운송사업에 첫발을 뗀다. 화물전용기 B737-800BCF는 제주항공이 운용 중인 항공기와 같은 기종이다. 여객기로 쓰던 항공기를 화물전용기로 개조했다. 여객기와 동일한 기종의 화물전용기를 도입하면서 화물기 운항에 필요한 비용 절감은 물론, 기단 운영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봤다. 편당 화물 수송량 확대와 다양한 형태의 고부가가치 화물 운송에도 나설 수 있다.

미국 보잉사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세계 상용시장 전망 2021~2040’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항공 화물 기단은 2019년 2010대에서 2040년까지 3435대로 약 71%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제주항공이 운항 예정인 화물기처럼 협동체 개조 화물기 증대가 두드러진다. 

또한 제주항공은 화물사업을 통해 진입하려는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중단거리 시장에서도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봤다. 보잉의 ‘세계 항공화물 전망 2020~2039’에 따르면 전 세계 항공화물시장은 연평균 4%의 성장률을 보이며, 동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시장이 각각 연 5.8%와 4.9% 성장해 항공화물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정책금융지원,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했다”면서 “차후 중단거리 노선 영업력 강화와 신기종 도입이 해외시장 확대와 화물사업 강화 등 실적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주항공은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구조개편이 진행되는 시점에서 긴 호흡으로 상황을 분석하고 유연하게 준비할 것”이라며 “제주항공다운 미래사업전략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하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제주항공의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 슬로건 [사진=제주항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