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기업이 자동차 사업?"...쌍용차 인수 나선 쌍방울, 이유는
2022-04-04 06:00
상조회, 이스타항공 이어 쌍용차 인수전 참여
속옷 산업 침체로 3년 연속 적자...생존 위한 사업 다각화 전략
쌍방울 "기존 사업 기반, 잘 할 수 있는 사업 계속 도전"
속옷 산업 침체로 3년 연속 적자...생존 위한 사업 다각화 전략
쌍방울 "기존 사업 기반, 잘 할 수 있는 사업 계속 도전"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방울은 최근 몇 년간 업종을 넘나들며 굵직한 인수합병(M&A)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TRY(트라이)'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내의 전문업체 쌍방울은 2016년 자회사 광림과 함께 광학필터 업체 ‘나노스’를 인수한 데 이어 2019년엔 란제리 기업 남영비비안을 품는 등 M&A 전략을 본격 가동하며 외형을 확장해 왔다. 이후 남영비비안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국내 총판을 맡고 있는 포비스티앤씨를 인수했고, 포비스티앤씨가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 아이오케이컴퍼니까지 사들였다.
2020년 들어서도 재향군인회가 매각 의사를 밝힌 상조업체 재향군인회상조회(현 보람재향상조) 입찰에 참여해 인수에는 실패했으나 업계를 놀라게 했다. 상조업은 전체 가입자 660만명에 선수금 규모만 7조원 넘는 고성장 산업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지난해에는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등장하면서 다시 한번 관심을 모았다. 결과적으로 성정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돼 항공사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M&A를 위해 마련했던 1200억원 규모 자금과 착실히 쌓아가고 있는 M&A 경험이 쌍방울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속옷을 주력으로 판매하던 쌍방울이 M&A를 통한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속사정은 따로 있다. 10여 년 전 유니클로의 기능성 제품인 ‘히트텍’ 돌풍으로 국내 속옷업체들은 시장 영향력이 흔들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속옷 트렌드에서 뒤처지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레깅스 같은 신성장동력을 찾아가는 타 업체와 달리 쌍방울은 2019년에 연매출 1000억원 벽이 허물어진 이후 이를 회복하지 못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영업 실적도 악화하면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쌍방울로서는 지지부진한 속옷 사업을 뛰어넘을 ‘게임 체인저’가 절실한 상황인 셈이다.
쌍방울그룹 전체 매출은 약 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지난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이어 이번 쌍용차 인수전에까지 나서면서 신사업 확대 의지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계열사인 광림이 이동식 크레인 사업과 전기작업차·청소차·소방차 등 특장차 사업을 하고 있어 완성차 업체인 쌍용차와 사업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쌍방울 관계자는 “쌍방울그룹에는 속옷과 반도체 소재, 특장차 등 다양한 사업군이 있지만 현재 사업을 기반으로 앞으로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며 “큰 흐름에서 흥하는 산업과 저조한 산업이 있는데, 쌍용차 인수전 참여는 그룹 차원에서 시너지를 내면서 잘할 수 있는 사업은 무엇일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선택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