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초대 총리 초읽기] "경제통이냐, 통합형이냐"…경제원팀 나머지 인선 방향타

2022-03-31 00:00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0일 서울 명동성당 내 무료 급식소인 명동밥집을 찾아 배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 '0순위'였던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변수'가 사라지면서 총리 후보자 인선 절차가 속도를 내고 있다. '경제'와 '통합' 그리고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을 기준으로 이르면 다음 달 3일 윤석열 당선인이 직접 총리 후보자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3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위원장이) 확실하게 태도를 정했으니 지금부터 (총리 인선)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에서 거론되는) 3배수니 4배수니 하는 건 다 오보"라면서 "실질적으로 4월 초에 발표를 해야 하니까 늦지 않게 잘 만들어보겠다"고 설명했다.
 
총리 후보에 대해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경제부총리, 금융위원장, 대통령실 경제수석까지 이 '경제 원팀'이 드림팀으로 이어지게 만들 최적임자를 후보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즉 핵심 인선 기준으로 '경제 운용 능력'을 제시한 것으로, 한덕수 전 총리가 첫손에 꼽힌다. 
 
◆'경제형 호남 총리' 한덕수···외교·안보까지 전천후
 
한 전 총리는 1949년 전라북도 전주 출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1970년 제8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면서 공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김영삼 정부에서 특허청장, 김대중 정부에서 통상교섭본부장과 청와대 경제수석, 노무현 정부에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마지막 국무총리, 이명박 정부에서 주미 대사로 중용됐다. 이후 한국무역협회 회장과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좌우 진영을 가리지 않고 외교‧경제에서 맹활약한 '행정의 달인'이다. 행정 경험이 다소 부족한 윤석열 당선인을 보좌하는 역할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국회 172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무작정 반대하기 어려운 '호남 출신 통합형 경제 전문가'라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통합형' 총리 김한길‧박주선···與 거센 공세 변수
 
또 다른 총리 인선 기준은 '국민 통합'이다. 이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이들 모두 윤 당선인과 두터운 신뢰관계를 구축했고, 과거 민주당 계열 정당이나 정부에서 활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폐암으로 투병생활을 한 김한길 위원장은 건강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박주선 위원장은 윤 당선인과 같은 검찰 출신이다. 검찰 출신 대통령이 검찰 출신 총리를 임명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병준 위원장은 과거 '논문 표절' 의혹 등으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 것이 걸린다.

여기에 이들 후보자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키'를 쥐고 있는 민주당이 '통합형 총리'로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특히 김한길 위원장은 과거 민주당에서 '반노'(노무현), '반문'(문재인) 좌장 격으로 역할을 해 오히려 더 강력한 검증 공세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위원장과 김 위원장 역시 민주당에서는 '이미 예전에 저쪽으로 넘어간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다.  
 
◆임종룡·최중경도 거론···경제부총리 물망 오를 듯

이 밖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박용만 전 두산 회장, 서승환 연세대 총장,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 등도 총리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이들 중 일부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군에 포함된다. 어떤 형태의 총리가 기용되느냐에 따라 그와 호흡을 맞출 경제부총리와 경제라인 인선도 영향을 받을 것이 유력하다.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현역 의원들은 '여소야대' 정국에 기용될 가능성이 다소 낮아졌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