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화웨이 "공격적 R&D가 탄소저감 해법...美 클린 네트워크는 정치 이슈"

2022-03-30 06:01
2021 연례 보고 Q&A서 연구개발 강화 이유와 미국의 제재에 대한 입장 밝혀

온라인으로 화웨이의 신규 비즈니스 전략을 발표하는 칼 송 화웨이 대외협력·커뮤니케이션 사장 [사진=화웨이]

한국화웨이가 29일 화웨이의 현재 비즈니스 상황을 공유하는 '2021 연례 보고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칼 송 화웨이 대외협력·커뮤니케이션 사장과 손루원 한국화웨이 최고경영자가 참석해 지난해 화웨이의 사업 실적과 미래 성장 계획을 공유했다.

다음은 칼 송 사장, 손루원 대표와 일문일답.

Q. 화웨이의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이 다른 기업과 비교해서 압도적으로 높다. 공격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부담스럽지 않은가?

A. 화웨이는 사업 초창기부터 연구개발에 집중해왔으며, 연구개발 투자가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는 회사 내규를 따르고 있다. 현재 화웨이 직원의 50% 이상이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2~3년간 화웨이의 연구개발 투자 수준은 매출의 15~20%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에는 연구개발 투자가 매출의 22.4%를 차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구개발에 대한 집중적인 대규모 투자는 화웨이 내부와 외부 이유에서 중요하다.

외부 요인의 경우 미국의 제재로 인해 화웨이가 선진 반도체 기술과 부품을 수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비즈니스 지속성을 유지해야 한다. 기존 반도체 부품을 대체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내적 요인의 경우 사회 전체가 디지털화와 탄소저감을 추진 중임인 만큼 화웨이도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강화하는 것이다.

화웨이가 지난 30년 동안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글로벌 공급 체인(SCM)과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 덕분이며, 이로써 최고의 기술, 최고의 공법, 최고의 인재를 확보할 수 있었다. 화웨이는 국가, 지역, 산업 간 협력에는 세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투명한 세계화를 지향할 것이다.

화웨이의 주요 연구개발 분야로는 △컴퓨팅 △커넥티비티 △디바이스 △스마트 에너지 △클라우드 △스마트 인터넷 관리 부품 등 6개 기술 영역과 △훙멍OS(HarmonyOS) △오픈오일러(OpenEuler) △마인드스포어(MindSpore) 등 3개 IT 생태계 등을 꼽을 수 있다.

Q. 오늘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대해 집중적으로 소개했는데, 미국의 제재를 돌파하기 위한 비즈니스 확장 전략인가?

A. 현재 전 세계 ICT 업계의 화두로 '디지털 전환'과 '저탄소 그린성장'이라는 2가지 트렌드를 꼽을 수 있다. 모든 기업은 이 두 가지 트렌드에 대응해야 하며, 화웨이도 이에 맞춰 산업 구조를 조정하고 있다.

그린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ICT 업계는 에너지 효율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녹색에너지연구소(GESI)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ICT 산업 탄소배출량이 전체 산업의 2% 미만을 차지할 전망이다. 

이는 ICT 산업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른 산업 대비 에너지를 20%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기업 차원에서 탄소저감에 대한 관심이 많다. 화웨이는 지난해 거너번스 구조 개혁으로 디지털 에너지를 담당하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스마트 태양광 △데이터센터 에너지 △자동차 관련 스마트 전력 △스테이션 관련 에너지 △복합 스마트 에너지 등 5가지 영역에서 사업을 전개할 것이다.

Q. MWC2022에서 화웨이가 KT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5G 특화망(이음 5G) 분야에서 협력한다고 약속했는데, 향후 국내 사업 전략은?

A. 한국은 통신 강국이자 5G 기술을 선도하는 국가다. 화웨이는 5G 기반의 다양한 산업 앱을 개발하고 있으며, 한국은 상당히 성숙된 5G 인프라를 가지고 있어 B2C(기업 대 소비자)와 B2B(기업 대 기업) 분야에서도 많은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화웨이는 중국에서 세관, 항만, 공장, 병원, 원격교육, 광산 등 다양한 산업군의 5G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을 지원 중이며, 한국에서도 다양한 파트너사와 교류하고 있다. 또, 화웨이 신규 비즈니스인 클라우드 영역과 에너지 사업 부문에서도 한국 기업과 지속해서 협력할 계획이다.

앞으로 화웨이는 5G와 디지털 에너지 분야에서 한국의 기업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다. 화웨이는 다양한 한국 파트너들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속해서 한국 기업과 동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다.
 

손루원 한국화웨이 최고경영자 [사진=화웨이]

Q.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서방의 러시아 제재 같은 복잡한 글로벌 상황에서 화웨이의 비즈니스 전략은?

A. 화웨이는 현재 지정학적 이유 외에도 코로나19 확산, 미국의 제재 등 다양한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이러한 상황은 개인은 물론 모든 기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주목하고 있으며, 현지 직원과 가족들에 대한 안위를 우선시하고 있다. 이 전쟁을 통해 어려움을 겪는 현지인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한다. 이른 시일 내 평화적인 방법으로 사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

화웨이는 인재 확보를 위해 세계화를 적극 추진 중이며, 전 세계의 뛰어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현지 대학, 연구기관과 협력 중이다. 한국의 인재들도 통신과 컴퓨팅 영역에서 화웨이와 협력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Q. 6G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화웨이의 사업 전략은?

A. 화웨이는 2030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6G 기술에 대한 투자와 연구를 2017년부터 시작했으며, 현재는 연구 초기 단계다. 화웨이는 전 세계 파트너, 이동통신사, 기업, ITU(통신 표준화 기구)와 협력해 6G를 정의하고자 한다. 주로 B2B를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다.

화웨이는 6G가 5G처럼 기술과 산업이 아닌 정치 이슈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화웨이는 ICT의 통일된 기준을 지향하고 6G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피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현재 6G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연구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으며, 대부분의 이동통신사와 기업은 5G에 집중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선 4G(LTE) 설치에도 어려움을 겪는 게 현실이다. 나라별로 네트워크 발전 단계가 상이하며, 한국과 중국은 통신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국가다.

Q. 트럼프 정부의 '클린 네트워크' 정책이 바이든 정부에 들어서 변화가 있었는가? 미국의 이런 제재가 화웨이의 한국 사업에 영향을 줬는가?

화웨이는 트럼프 정부의 '클린 네트워크'가 정치적인 입장에서 출발한 경쟁 IT 기업에 대한 탄압으로 보고 있다. 지난 30년간 화웨이는 전 세계 인구 3분의 2를 대상으로 170여개 국가에서 통신 장비와 네트워크를 운영해왔다. 그동안 사이버 보안 문제나 프라이버시 관련 사건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이 부분은 미국 정부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본다.

화웨이는 전 세계 기관과 국가에서 엄격한 보안 심사를 받아왔다. 화웨이의 통신 장비는 영국 NCIC(국가교육과정정보센터) 사이버보안 센터에서 8년간의 심사를 거쳤고, 사이버 보안 영역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2013년부터는 외국 기관의 제3자 조사를 꾸준히 받고 있다.

화웨이는 중국 둥관과 벨기에 브뤼셀에 사이버보안 관련 투명 인증 센터를 설립했고, CC(Common Critera) 인증과 PCR 인증 등 다양한 글로벌 보안 인증서도 취득했다.

화웨이는 사이버 보안을 기술적 관점에서 다뤄야지 정치적 문제로 다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독립 기관을 통한 사이버 보안 인증이 필요하며 통일되고 표준화된 인증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화웨이는 지난 몇 년간 한국의 5G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면서 많은 정부·시장의 관심과 우려를 받은 것을 알고 있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화웨이는 다양한 사이버 보안 인증을 취득했다. 화웨이는 화웨이를 선택한 고객사와 파트너에게 최상의 네트워크 서비스 제공할 것이며, 이를 위한 기술도 준비되어 있다. 화웨이와 협력하고자 하는 한국 파트너사와 지속해서 동반 성장할 계획이다.

Q. 화웨이는 현재 11만건 이상의 발명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비즈니스에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화웨이는 전 산업 분야에서 다양한 특허를 가지고 있다. 화웨이 법무팀 산하 지재권 사업부에서 특허권 사용에 관한 업무를 전담 중이다. 지재권 사업부는 화웨이의 특허뿐만 아니라 타 회사의 특허 보호에도 힘쓰고 있다. 화웨이는 현재 전 세계에 86개의 기초 연구 실험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운영을 위해 매년 200억 위안(약 3조8000억원)의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