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경영을 너무 죄악시하는 경향을 바꾸고 싶다." 

법무법인 로백스(LawVax)의 김기동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21기·전 부산지검장)와 이동열 대표변호사(연수원 22기·전 서울서부지검장)는 지난달 31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검사 출신 변호사가 경쟁력이 있는 건 '기업 법률 리스크 대응'"이라면서 "창업가 정신을 갖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검사 재직 시절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으로 불렸다. 김 변호사는 1995년 서울지검 남부지청(현 서울남부지검)에서 초임 검사 생활을 시작했으며 서울중앙지검장 특수1부장,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 등을 역임했다. BBK 주가조작 사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정치자금 수수 혐의 2차 수사 등 굵직한 사건 수사를 담당했다. 2013년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재직 시에는 원전 비리 합동수사단을 이끌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1996년 서울지검 서부지청에서 초임 검사 생활을 했다. 대검 첨단범죄수사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법무부 대변인,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 등을 지냈다. 이 변호사는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사건, 현대자동차그룹 비자금 조성 사건, 론스타 사건 등을 맡아 활약했다. 
  김 변호사와 이 변호사는 수사하는 사람들이 기업 현실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아쉬워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경영권 승계 사건 변호를 맡은 이 변호사는 "김 대표와 제가 검찰 전체에서 기업 수사를 가장 많이 했다"며 "기업이 어느 부분에서 사법 리스크를 갖고 있고 해결 방법은 무엇인지 (검찰 수사) 현장에서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 대표나 저나 각각 검사로서 굵직한 사건은 거의 빠진 게 없을 정도로 해봤다"며 "의사로 치면 '임상 경험'이다. 수술을 많이 해본 의사들이 결국 수술을 잘한다"고 했다. 이어 "예컨대 인수합병(M&A)이라고 하면 (기업들이) 나쁜 의도가 있는지 의심부터 하지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M&A를 한다"며 "(언론에서 보도되는) 경영권 승계 목적, 횡령·배임 등은 특이한 경우"라고도 했다. 
 

김 변호사와 이 변호사는 기업들이 법을 지키면서 리스크를 관리하고 열심히 활동하게 해주고자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 1월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서는 여러 법적 대응책이 나오지만 '정답'이 없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지키기는 어렵다"며 "(중대산업재해·시민재해 등) 사고가 나면 형사처벌로 직결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미 해당 법이 시행된 이상 기업들은 법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할 것인데 그 노력을 볼 수 있는 입증 자료를 남겨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잉 규제 논란이 일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입법 취지는 반복되는 산업재해에 대한 반성적 측면도 있다"면서도 "외국과 달리 지나치게 경영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규정한 것은 과잉 입법 아니냐는 말도 나오는 게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차기 정부에 바라는 사법 개혁과 관련해선 검경 수사권 조정 부작용을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경찰에 피해자가 고소·고발을 해도 검찰에서 사건 처리가 되지 않고 '핑퐁게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사건 처리가 지연될수록 실체적 진실 규명이 더뎌지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고소·고발인이 떠안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 변호사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대표되는 검찰 개혁 부작용이 국민들에게 나타나고 있다"고 의견을 더했다. 이어 "(과거)대한민국은 사법 효율성이 굉장히 좋았다"면서 "지금은 사건 해결이 되지 않고 '무능한' 사법으로 가고 있다"며 차기 정부에 사법 효율성 강화를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김 변호사와 이 변호사는 후배 검사들에게 새로운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우리가 후배 검사들에게 (검사 생활) 이후 하나의 비전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