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카우 '증권성' 논란··· IB업계도 예의주시
2022-03-28 15:24
금융당국 규제 검토··· 제도권 편입 기회일수도
금융당국이 음원 지분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의 '증권성' 여부 검토에 나서며 자본시장에서도 향후 규제 향방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사업 중단의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나온다. 뮤직카우의 사업구조 역시 규제와 무관하게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뮤직카우의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이 증권에 해당하는 지에 대해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자문위원으로 구성된 증권성검토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향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되면 최종 결론이 내려질 전망이다. 뮤직카우는 실제 저작권이 아닌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을 토대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음원 수익을 받을 권한을 쪼개 지분에 따라 회원들이 나눠 갖는 구조다. 현재 위원회는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을 증권으로 봐야 한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로 전해졌다.
2016년 설립된 뮤직카우는 독자적인 사업 구조를 무기로 급격히 덩치를 불렸다. 지난해 초 30만명이던 가입자 수는 올해 초 100만을 넘어섰다. 플랫폼 누적 거래액은 지난 2월 기준 3399억원을 기록했다. 대체불가능토큰(NFT) 열풍 이후 미술품, 부동산 등 실물 자산에 대한 조각투자 열풍이 불며 음원 투자에 대한 관심도 커진 덕분이다. 산업은행과 여러 민간 금융사, 벤처캐피털(VC)로부터 3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유치한 데 이어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도 투자를 검토 중이다. 회사는 최근에는 미국 법인을 설립해 K팝을 넘어 해외 음원까지 시장을 넓히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규제 논의가 진행되며 이같은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뮤직카우는 현재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업 사업자로 분류되어 있다.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이 증권으로 해석될 경우 뮤직카우 역시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아야 하는 증권 거래 기업이 된다. 또한 증권성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본시장법 상 '투자계약증권' 혹은 '파생결합증권' 중 어느 형태로 보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투자계약증권으로 결론이 나면 과징금 부과 및 보완을 거쳐 거래가 가능하다. 파생결합증권의 경우 인가를 받은 투자금융회사만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거래가 중단될 수 있다.
IB 업계에서는 뮤직카우의 영업 중단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이미 100만이 넘는 회원이 존재하는 플랫폼인 만큼 성급한 규제에 나서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각지대'에서 사업 모델을 구성했다는 점에서 과징금 부과 조치가 있을 순 있다. 다만 투자자 보호라는 측면까지 고려할 경우 영업정지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오히려 규제 가능성이 현실화되며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규제 이후 플랫폼으로서 뮤직카우가 갖는 가치 역시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유명 아티스트의 저작권을 토대로 수익을 창출하는 송(song) 펀드 등이 이미 존재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조각 투자를 통해 시장에 참여하는 방식을 제시한 것은 뮤직카우가 최초다. IB 업계 관계자는 "뮤직카우의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금융당국의 움직임은 한편으론 제도권 편입의 기회이기도 하다"며 "투자 유치 과정에서도 이러한 부분들이 다각도로 검토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