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이업종] 화웨이 실적 발표 앞두고 훙멍 테마주 급등

2022-03-28 18:01

[사진=바이두]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독자 개발한 스마트폰 운영체제(OS) 테마주가 28일 고공행진 중이다. 이날 오후 화웨이의 지난해 실적 보고서 발표회를 앞둔 데다 러시아 스마트폰 기업이 화웨이의 OS를 테스트 중이라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8일 중국 A주(본토 증시)·홍콩 증시에서 화웨이 훙멍 관련주가 폭등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주롄커지(九聯科技,688609, 상하이거래소)는 이날 상한가를 찍고 장중 한때 거래가 중단됐다. 룬허소프트웨어(潤和軟件, 300339, 선전거래소)와 청마이커지(誠邁科技, 300598, 선전거래소)의 주가도 각각 14.03%, 8.66% 상승 마감했으며, 촨즈교육(傳智教育, 003032, 선전거래소), 퉈웨이정보(拓維信息, 002261, 선전거래소) 등 관련주도 10%대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미국 정부의 제재로 구글의 OS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 러시아 스마트폰 기업인 BQ가 화웨이의 '하모니OS(중국명:훙멍OS)'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결과다. 

러시아 국영 매체 스푸트니크에 따르면 최근 블라디미르 보자노프 BQ 대표는 "미국 법률에 따라 러시아에 대한 수출·재수출 및 미국산 소프트웨어와 기술 공급 등 서비스 제공을 금지한다는 통지를 구글로부터 받았다"며 "이미 인증된 기기는 계속 사용이 가능하지만 새 기기의 안드로이드 시스템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스푸트니크는 BQ사가 하모니OS를 테스트 중이며 올해 하반기 하모니OS를 적용한 신규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화웨이는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화웨이는 이날 중국 증권 매체 증권시보에 "지난해 말 기준 이미 2억2000만 명의 화웨이 기기에 하모니OS가 탑재됐다"며 "하모니OS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는 것에 감사하지만 당분간 해외에서 하모니OS가 탑재된 휴대전화를 출시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의 제재를 우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화웨이는 미국발 제재로 반도체 조달이 막혀 휴대폰·통신장비 등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부진은 지난해 실적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말 궈핑(郭平) 화웨이 순환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낸 2022년 신년사에서 지난해 매출액이 6340억 위안(약 12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9% 급감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화웨이의 부회장이자 창업주인 런정페이의 딸인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날 발표회에 참석해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9월 캐나다 억류에서 풀려난 멍완저우 CFO가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 실적 발표의 공개된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멍완저우 CFO는 이날 지난해 화웨이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6% 감소한 6368억 위안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순익은 1137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9% 늘었다.

미국의 제재에도 화웨이는 연구·개발에 여전히 힘쓴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는 지난해 매출액의 22.4%에 달하는 1427억 위안을 연구·개발에 쓰는 등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지속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년간 화웨이가 연구개발에 투입한 금액은 8450억 위안이 넘는다. 

멍완저우 CFO는 이어 지난해 실적 규모는 줄었지만 이익능력과 현금 흐름은 크게 개선됐다며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 능력이 강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현금 상황이 개선되고 총자산의 부채 비율은 57.8%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멍완저우 화웨이 CFO는 3월28일 열린 화웨이 2021년 실적 발표회에 참석해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사진=웨이보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