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루피-루블 결제시스템 도입 속도 낸다

2022-03-24 15:09
"서방 대러 제재, 인도 기업에는 기회"

인도와 러시아가 루피-루블 결제시스템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싹티벨 인도수출기업연합회(FIEO) 회장은 23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르면 다음주 중 이른바 루피-루블 결제시스템이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인도 정부가 국영은행 4~5곳이 해당 거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FIEO는 20만명 이상의 수출업자를 대표하는 인도 정부 지원 단체다.
 
인도 루피화와 러시아 루블화로 결제하는 시스템이 도입되면, 서방의 대러 제재에도 인도는 러시아와의 무역 거래를 지속할 수 있다.
 
싹티벨 회장은 “러시아로의 수출은 많지 않다. 농산물과 약품 뿐이다”며 “서방 세계가 러시아와의 거래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 기업들이 러시아에 진출할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CNBC에 말했다.

인도는 지난 2021년에 의약품, 차, 커피 등 33억 달러에 달하는 상품을 러시아에 수출했고, 방산품, 광물, 비료, 금속 등 69억 달러에 달하는 상품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했다.
 
인도는 최근 러시아산 원유를 저렴한 가격에 대량 사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인도석유공사(IOC)와 힌두스탄석유공사(HPCL)는 최근 각각 300만배럴과 200만배럴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계약을 체결했다. 정확한 판매 총액은 알려지지 않으나,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수십달러 저렴한 값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인도와 러시아는 냉전 시대부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인도는 러시아에 무기 공급을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군사 장비의 약 85%가 러시아 또는 한때 소련의 일부였던 국가들로부터 조달되고 있다.
 
인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최근 유엔(UN)에서 실시한 러시아를 규탄하는 투표에서도 기권했다.
 
아울러 인도는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에도 나서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오는 25일 인도를 방문한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중국 고위 관계자의 인도 방문은 지난 2020년 인도와 중국 간 국경 지대에서 발생한 양국 군대 간 충돌 이후 처음이다. 힌두스탄타임스는 왕 부장의 방문 목적이 "인도와의 관계 정상화"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인도의 최대 교역국이다. 중국과 인도의 지난해 무역 규모는 1250억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