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 11시' 찔끔 풀린 방역정책…"매출 변화 없다" 절망 반복

2022-03-22 13:46
7~8명 가능해졌지만 7~8명 단체 손님 없다는 자영업자

지난 20일 서울 양천구의 한 중식당에서 직원이 21일부터 시행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관련 8명 단체손님을 받기 위해 좌석을 조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간제한이 안 풀려 많이 아쉽죠. 손님이 조금 늘기는 했지만 새로운 방역 정책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21일 밤 10시 40분께 서울 중구의 한 호프 가게에는 23개 테이블 중 7개만 자리가 찼고 직원들은 한가해 보였다. 사장 A씨는 '신규 방역 정책으로 변화를 체감하느냐'고 묻자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7~8명 단위 손님은 없고 대부분 3~5명 단위다. 이제 사람들이 몰려다니지 않는 분위기가 굳어진 것 같다"고 씁쓸한 미소를 보였다.  
22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은 전날 시행된 '8인 11시' 제한 신규방역 정책을 두고 체감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영업시간 연장 등 확실한 방역 대책 완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방역 전문가는 아직 코로나 정점이라고 판단하기 어려워 방역 대책을 완화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날 밤 비슷한 시각 인근 일본식 선술집(이자카야)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자카야 가게 B씨는 "2주전 보다 손님이 늘었는데 방역 정책 때문인지는 모르겠다"며 "저희는 평수가 작은 가게라서 7~8명 단위 손님은 없고 3~4명 손님"이라고 했다. 이어 "저희는 2차로 오는 가게인데 11시 제한은 많이 아쉽다"며 "영업시간 제한이 12시는 돼야 숨통이 틀 것 같다"고 했다. 

저녁시간 이후가 주영업시간인 호프, 이자카야는 손님이 약간 늘었지만 낮부터 밤까지 영업하는 일반 음식점은 방역 정책 완화를 전혀 체감하지 못했다. 중구에서 대게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어제 7~8명 단체 손님이 한 팀도 없었다"며 "저번주 월요일과 비교해 매출 증가는 전무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코로나가 시작되고 난 이후 이번 달이 제일 힘들다"며 "이제 유럽이나 미국처럼 일상회복이 됐으면 하는데 잘 안 되는 거 같다"고 말했다. 

'방역 정책을 풀어도 장사가 잘 안될 것'이라고 자포자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복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7~8명 손님이 하나도 없었다"며 "저번주 월요일과 비교해 오히려 매출이 줄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제는 인원제한 시간제한을 풀어도 장사가 안될 것이다. 확진자가 많으니 사람들이 돌아다니지 않는다"고 했다. 갈빗집을 운영하는 이모씨도 "정부가 방역 정책을 풀어도 이제 회식이 줄어 예전 같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방역 전문가들은 섣부른 방역 정책 완화는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 병원 교수는 "우리나라는 오미크론과 스텔스 오미크론이 동시에 유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확진자 추이가 외국처럼 꼭짓점을 찍고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분화구처럼 일정 수준 유지되는 모습이 열흘에서 2주 정도 이어질 것 같다"고 분석했다. 

천 교수는 "확진자가 줄면 방역 완화를 할 수 있겠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심각한 현재는 부적절하다"며 "자영업자를 상대로 충실히 보상하는 쪽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