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尹 내일 실무협의 재개…'형식적 만남' 우려도

2022-03-20 21:06

2019년 7월 25일 문 대통령과 윤석열 당시 신임 검찰총장이 청와대에서 만나 함께 환담장으로 이동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청와대 회동 일정을 잡기 위한 실무협의가 21일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 모두 한 차례 회동이 무산된 터라 공개적으로는 조건 없이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신구권력 갈등이 표면화돼 '화기애애'한 회동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정치권 관계자들은 “실무협의를 맡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내일 만나 세부사항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실무협의가 다시 굴러가면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 일정에 대해서도 조만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지난 16일 회동이 전격 취소되면서 대선이 끝난 지 열흘이 지났음에도 서로 만나지 못해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 중 가장 늦게 만나는 사례로 남게 됐다.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들의 첫 회동은 당선인의 당선일 기준 최장 9일 만에 성사된 바 있다. 

다만 첫 회동 불발 이후 신구권력의 대치 상황을 막연히 이어가는 것은 양측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어 늦어도 이번주 중반에는 만남이 성사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무슨 조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조건 없는 회동 의지를 밝혔고, 윤 당선인 측 김은혜 대변인 역시 “국민들 보시기에 바람직한 결과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한 바 있다.

청와대는 윤 당선인 측이 회동 의제로 시사했던 인사 협의나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등을 요구하고 나선다면 회동이 어렵다는 기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메시지 역시 '조건 없이 일단 만나자'는 데 방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 결국 인사 문제 등에 대한 협조 등 일정한 조건을 수용해야 하는 상황은 청와대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뜻이다.

어렵사리 만난다고 해도 구체적인 합의를 끌어내기보다 덕담을 주고받는 수준에서 회동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이날 윤 당선인이 발표한 대통령실 집무실 이전계획과 관련, 당선인 측과 청와대 측의 사전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