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사고 단순 타박상에 '과잉 진료'…보험硏 "1인당 3만원 더"

2022-03-20 14:03
줄줄 새는 보험금 2019년 기준 6500억
12·14등급 경상환자 보험금으로 추정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동방] 자동차 사고로 단순 팔, 다리 타박상 등 '경상'에 불과하지만 과잉 진료비로 줄줄 새는 보험금이 연간 6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보험 경상 환자들이 허위로 청구하는 보험료 때문이다.

20일 보험연구원이 공개한 '경제환경 변화와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과잉진료'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상해급수 12·14급 경상환자 진료비 중 허위청구로 의심되는 규모는 1115억원으로 나타났다.

12~14등급 상해는 척추나 팔다리 등 신체부위 염좌, 단순 타박상, 단순 고막 파열, 찢어진 상처(얼굴 부위는 3㎝ 미만) 등 경상을 말한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허위 청구는 아니지만 부풀려진 진료비가 5353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부풀려진 진료비는 흔한 경상 유형인 척추염좌와 단순 타박상의 건강보험 진료비와 자동차보험 경상 진료비의 차액이다. 보고서에서 추정된 허위청구 진료비와 부풀려진 진료비는 전체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진료비의 각각 11.1%와 53.5%에 해당한다.

2019년 기준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진료비의 64.6%가 과잉진료로 빠진 셈으로, 경상환자 과잉진료 규모 6468억원을 가입자 1인당 보험료 부담액으로 환산하면 3만1200원꼴이다. 전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치솟는 물가의 영향으로 경상환자 대인배상 보험금이 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선임연구위원은 "실업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을수록 자동차 운행·유지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사고 발생에 따른 보상심리도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고물가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하고 보험료 인상 압박이 가중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과잉진료에 따른 보험료 상승 압력을 억제할 수 있도록 자동차보험 보상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번 연구는 각 지역의 대인배상 청구율과 지역 중 최저 청구율의 격차를 바탕으로 허위청구율을 도출하는 해외 선행 연구방법론을 활용해 허위청구 의심 비율과 허위청구 의심 진료비 규모를 파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