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삼성 TV '주춤'… OLED 도입 지연에 삼성디스플레이도 타격 우려

2022-03-16 05:15
지난해 삼성 TV 시장 점유율 2.4%p 줄어
QD패널 양산 돌입에도 생산확대 요원

삼성전자가 글로벌 TV 시장에서 주춤하고 있다. 16년 연속 지켜온 TV 시장 1위 자리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도입이 늦어지면서다. 이렇게 되면 삼성디스플레이까지 OLED 전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줄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TV 제품 점유율은 29.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31.9%)과 비교했을 때 2.4%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2018년 29% 점유율을 나타낸 이후 약 3년 만에 다시 20%대로 진입한 것이다.
 
반면 LG전자는 소폭이지만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 TV 시장에서 점유율 18.5%로 사상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전년(16.5%) 대비 2%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2019년 16.3% 점유율을 기록한 이후 계속 TV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양사 모두 글로벌 TV 시장 내 점유율이 20%대에 머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점유율 간격은 한 자릿수로 줄어들게 된다. OLED TV로 입지를 넓히고 있는 LG전자 대비 액정표시장치(LCD)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새로운 제품으로 이른바 ‘터닝 포인트’를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지난해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TV 등 영상기기 공장 가동률도 떨어졌다. 생산능력 대비 생산량이 적다는 의미다. 지난해 해당 부문 가동률은 81.4%로 전년(93.6%) 대비 하락했다. 과거 대비 삼성전자 TV 수요가 줄어 가동률 또한 하락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작년 상반기를 지나며 ‘펜트업’ 수요가 꺾여 전반적인 TV 시장 수요가 줄었다”며 “가동률이 하락한 정확한 원인은 파악하기 어렵다. 하지만 캐파(생산능력)가 늘었는데 생산량이 그대로여서 그럴 수 있다. 또는 작년 코로나19에 따른 베트남 공장이 차질을 빚은 영향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OLED TV 도입이 늦어지면서 삼성디스플레이까지 타격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DS부문에 속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TV에 패널을 공급한다. 지난해 말 처음 퀀텀닷(QD) OLED 패널 양산에 들어갔지만 이후 여전히 캐파 확대 등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캠퍼스 Q1 라인에서만 QD OLED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내 LCD 패널을 생산 중인 L8-2 라인을 중단할 계획인데 해당 라인을 QD OLED 패널 생산 라인으로 전환할지는 미정이다. 업계는 결국 주요 고객인 삼성전자에 OLED 패널 공급이 시작돼야 본격적인 성장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초기 QD 투자 계획 발표 당시 시장이나 소비자 반응 등 시장 상황을 보면서 추가 투자를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L8-2 라인에 대한 향후 활용 계획도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2에 전시된 삼성디스플레이 퀀텀닷(Q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