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대선 직전 '여가부 폐지론' 반박한 文
2022-03-09 00:00
靑, 국무회의 관련 발언 공개…"여성만을 위한 부처 아냐"
DJ 정부 때부터 여가부 20년 역사 언급…"더 발전시켜야"
DJ 정부 때부터 여가부 20년 역사 언급…"더 발전시켜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여가부 폐지를 공약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막판 20·30대 여성 유권자 결집을 시도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본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정영애 여가부 장관으로부터 ‘여성가족부의 성과와 향후 과제’를 보고 받고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국무회의에서의 관련 발언이기는 하지만 대선 전날 이를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여성가족부의 명칭이나 기능 개편부터 폐지에 이르기까지 여가부와 관련된 공약이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면서 “조심스럽지만 오늘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가족부의 연혁과 성과를 되돌아보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여가부 존폐 논란에 대해 “차기 정부에서 여성가족부의 운명이 어떻게 결정되든 여가부가 관장하는 업무 하나 하나는 매우 중요하고 더욱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여가부는 김대중 정부 때 여성부로 출발했다”면서 “여성부 신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여성부는 여성부가 없어지는 그날을 위해 일하는 부서’라고 말씀하신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무현 정부는 여성부의 업무를 더 확대했다”며 “복지부가 관장하던 가족과 보육 업무를 여성부로 이관했고 명칭을 ‘여성가족부’로 변경했다”고 했다.
또 “이명박 정부는 당초 여가부 폐지를 추진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가족과 보육 업무를 복지부로 다시 이관하고 명칭을 ‘여성부’로 바꾸며 역할을 크게 축소했다”면서 “그렇지만 2년 뒤, 이명박 정부는 복지부에 이관했던 가족과 보육 업무에 더해 청소년 정책까지 여성부로 이관하며 간판을 다시 ‘여가부’로 바꿨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여가부는 그 조직 틀을 유지하면서 역할을 조금씩 강화해 왔다”면서 “여가부는 지난 20년간 많은 성과를 냈고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할 과제들도 많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가부가 관장하는 여성정책과 가족정책, 청소년정책, 성폭력·가정폭력으로부터의 보호 등의 업무는 현대사회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 시대적 추세이고,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이른바 젠더 갈등이 증폭되면서 여가부에 대한 오해도 커졌다”면서 “그렇게 된 데는 여가부 자신의 책임도 적지 않다. 여가부가 하는 일, 여가부의 역할에 대해서부터 오해가 많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여가부는 결코 여성만을 위한 부처가 아니다. 오히려 양성평등 관련 예산은 여가부 예산에서도 7% 남짓으로 매우 적다”면서 “한부모 가족 지원, 아이돌봄서비스 등 가족정책에 62%의 예산을 쓰고 있고, 청소년 정책 19%, 권익증진 9%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여가부와 관련된 논의가 그와 같은 인식 하에 건설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길 바라며 우리 사회가 성평등을 비롯한 포용사회로 더 나아가길 기대한다”면서 “각 부처에서도 성평등 관련 우리 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살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