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반(反)러시아 기업 230개 넘었다…신용평가사들도 속속 참여

2022-03-08 16:46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세계 기업들의 탈(脫) 러시아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예일대의 집계에 따르면 러시아 사업의 중단이나 축소를 표명한 주요 기업은 230개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8일 보도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7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사업 중단 행렬에 동참했다. 또다른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러시아 사업 중단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피치는 러시아에 있는 직원들에 대한 지원은 이어가며, 러시아에 해당되는 모든 제재를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미 지난달 말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을 비롯해 쉘, 미국 엑손모빌 등 대형 석유기업들은 러시아와의 각종 협력과 투자 철회를 발표했다. 이후 러시아의 공격이 지속되면서 애플과 제너럴모터스(GM)도 제품 수출을 중단했다. 보잉은 러시아 항공사에 대한 부품 공급을 중단했다. 이어 최근 항공기의 주요 소재인 티탄의 러시아 조달을 중단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일시적인 주가 하락을 감수하더라도 러시아와의 투자 관계는 끊겠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서방의 제재는 금융분야 등에 한정돼 있으며, 국민 생활에 영향을 주는 소비재나 에너지 등은 아직 제재의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기업들은 소비자와 투자자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우려에 속속 사업 중단이나 축소를 발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다만, 미국 코카콜라나 맥도날드 등은 러시아에서의 사업을 계속하고 있어 투자가나 소비자들에게서 반발을 사고 있다. '보이콧 맥도널드'와 '보이콧 코카콜라'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고 있다고 로이터 등 외신은 전했다. 이외에도 펩시, KFC, 스타벅스, 버거킹 등 러시아 내 영업을 계속하는 기업들에 대해서도 외부의 영업 중단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뉴욕주 일반퇴직기금은 맥도널드와 펩시, 에스티로더 등에 서한을 보내 러시아 내 사업을 재검토하도록 촉구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서한은 "사업 철수를 통해 국제질서를 위협하는 러시아에 비판에 참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내에서도 러시아 내에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자라(ZARA) 등 글로벌 패션업체가 러시아 전점을 폐쇄했지만, 유니클로는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도요타와 혼다가 러시아 생산과 수출을 멈춘 반면 일본담배산업(JT)은 사업을 계속했고 미쓰비시상사와 미쓰이물산도 석유 및 천연가스 프로젝트 철수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대응이 엇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이뷔통 매장이 문을 닫은 가운데 크렘린궁이 매장의 창문에 비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루이뷔통, 샤넬, 프라다, 구찌 등 서방의 명품 브랜드는 제재 차원에서 러시아에서 영업을 중단하거나 제한했다. [사진=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