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유턴' 기대감 솔솔···두산중공업, 올 수주잔고 반등 청신호

2022-03-08 05:05
채권단 관리체제 졸업·구조조정도 매듭
우크라 사태도 '원전 활용 재고'에 영향
"친환경 에너지 전환 노력도 지속할 것"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위기에 몰렸던 두산중공업이 23개월 만에 채권단 관리 체제를 조기 졸업한데다 원전 정책 변화로 부활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지속적으로 줄어든 수주 잔고가 올해부터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두산중공업의 수주잔고는 12조8204억원으로 2020년 말 14조2934억원 대비 10.31%(1조4730억원) 줄었다.

두산중공업 수주잔고는 산업·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직전인 2018년 말 15조7012억원을 기록했으나 2019년 4월 채권단 관리 체제에 접어든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까지 두산중공업의 영업환경이 녹록하지 않았던 탓으로 보인다. 국내외에 탈원전·탈석탄 움직임이 커지면서 점차 원전·석탄화력발전 프로젝트 수주가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에서도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여왔다.

그러나 올해는 다소 영업환경이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우선 두산중공업이 최단기간 채권단 관리 체제를 졸업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산업·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달 말 두산그룹과 체결한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종결한다고 밝혔다. 구조조정을 마친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 두산중공업은 올해부터 공격적으로 수주전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탈원전 정책을 다소 재고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긍정적이다. 지난달 25일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현안 점검 회의'에서 신한울 1·2호기와 신고리 5·6호기의 빠른 정상 가동을 주문하면서 "향후 60년 동안 원전을 주력 기저 전원으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대표적으로 탈원전 정책을 이끌었던 문 대통령마저 다소 유보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차기 정부에서 탈원전 정책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글로벌 각국이 에너지 자립을 우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원전 활용이 재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원전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왔던 두산중공업이 상당한 수혜를 볼 것으로 관측된다.

두산중공업 입장에서도 원전 업황이 개선된다면 실적이 크게 나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20년 적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3분기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원전 사업이 순조롭다면 흑자 폭을 늘릴 수 있다는 시각이다.

다만 두산중공업은 원전 업황 변화에 관계없이 기존 계획대로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두산그룹은 2025년까지 가스터빈, 풍력, 소형모듈원전 등 신재생사업 비중을 6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각국이 안보 위주로 공급망을 재편하는 상황에서 에너지 수급의 93%를 해외에 의존하는 우리나라가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두산중공업의 수주잔고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한울원자력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