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준 의장 "0.25%포인트 금리 인상 지지"…우크라 위기 주시
2022-03-03 13:48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어지며 불안정성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일(현지시간) 이달 중 예정대로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나 대차대조표 축소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이달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25bp(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했다고 로이터·CNBC 등 외신은 보도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 몇 달 간 수십년래 고점에 머물고 있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다시 밝히고, 현재 노동시장이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금리 인상을 버틸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목표 인플레이션 2%를 크게 넘기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3월 16일 마무리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단번에 50bp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이번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이 연말로 접어들며 차츰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며 25bp씩 금리를 인상해 나가는 안에 힘을 실었다. 그는 "금리를 25bp 인상하는 안을 제안하고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인플레이션이 예상처럼 연말에 둔화하지 않는다면 금리를 25bp 이상 인상하는 등 더 공격적으로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언급하며 50bp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일 기준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은 올해 3월 연준이 금리를 25bp 인상할 가능성을 98.8%로 반영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물가 상승세는 공급망 차질이 해결되고, 재정 지원책 감소와 금리 인상으로 수요가 줄며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캐시 보스얀시크 옥스포드이코노믹스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전망이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에 평가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상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가 상승할 위험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은 1월 전년 동기 대비 6.1% 상승해 1982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같은 날 공개한 미국 경기동향보고서, 일명 베이지북을 통해 소비자 물가가 미국 전역에서 빠르게 상승했으며, 기업들은 향후 수개월 동안 계속해서 가격이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운송비가 생산비용을 높인 가운데 인건비 상승과 원자재 부족 현상이 계속되면서 물가에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베이지북은 기업들이 이러한 생산비용 상승분을 계속해서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연은) 총재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미국보다는 유럽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제재는 오히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을 늘리는 결과만을 가져올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고 세인트루이스투데이는 전했다. 한편, 불러드 총재는 미국 경제가 코로나에서 완벽하게 회복되었으며 노동 시장 역시 견조한 상황이라고 밝히며 금리 인상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연은 총재 역시 연준의 3월 금리 인상 전망에 찬성표를 던졌다. 에반스 총재는 매우 높은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 성장에 상당한 위험을 제기하고 있으며 연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또한 그는 연준이 올해 중반까지 대차대조표 축소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