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우크라이나 침공 등 우려에도 파월 의장 발언에 반등…유가 배럴당 110달러↑

2022-03-03 06:49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반등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배럴당 110달러를 넘긴 유가 등 우려 요소가 많지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는 등의 발언이 예상보다 낮은 금리 인상폭을 시사하며 증시를 지지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596.4p(1.79%) 상승한 3만3891.35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51.79p(1.62%) 높아진 1만3752.02를, S&P500 지수는 80.28p(1.86%) 오른 4386.54를 기록했다.
 
이날 S&P500 지수의 11개 부문 역시 일제히 상승했다. 각각 △임의소비재 1.94% △필수소비재 1% △에너지 2.22% △금융 2.55% △헬스케어 1.54% △산업 2.19% △원자재 2.24% △부동산 1.83% △기술주 2.19%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0.71% △유틸리티 1.21% 등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F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대응하는 서방 국가들의 제재 등 우려 요인이 계속되고 있지만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나온 가운데 경제지표 역시 호조를 보이며 증시는 상승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일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번 달 중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0.2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CNBC 등 외신은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이 연준 목표인 2%를 훨씬 웃돌고 있으며, 노동시장이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달 회의에서 연방 금리의 목표 범위를 올리는 게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0.2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높은 상태를 유지하면 금리를 더 올리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하며 0.5%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날 발표된 미국 ADP 전미 고용 보고서는 2월 고용시장이 계속해서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의 2월 민간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47만5000명 증가해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망치 40만명을 상회했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와 동부 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2차 회담을 앞두고 있지만, 양측이 타협에 나설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투자자들은 회담 결과를 주시하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와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경제적 여파 등을 주시하고 있다.

이날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 1.711%에서 1.884%까지 다시 상승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7.74% 내린 30.74를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우크라이나 갈등 관련 우려를 떨쳐내며 일제히 상승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 지수는 전날 대비 99.36p(1.36%) 상승한 7429.56을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 지수는 95.26p(0.69%) 오른 1만4000.11에,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 지수는 101.53p(1.59%) 오른 6498.02에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50 지수는 전장보다 56.36p(1.50%) 오른 3822.21에 거래를 마쳤다.

◆ 유가 배럴당 110달러 이상으로 치솟아
 
국제유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이 완화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공급 우려를 부추기자 배럴당 110달러 이상으로 폭등했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배럴당 7.94달러(7.68%) 오른 111.35달러를 기록했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4월물 가격은 9.13달러(8.70%) 폭등한 배럴당 114.10달러에 거래됐다. 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장중 한때 배럴당 112.51달러, 113.94달러까지 급등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의 주요 수출품 중 하나인 에너지 수입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OPEC+ 역시 추가 생산량 증가는 없다고 밝히며 우려를 강화했다.
 
미국은 계속해서 에너지 제재를 도입하는 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우려에 쉽게 도입하지는 못하고 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은 2일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에너지 제재를 도입하는 안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세계 원유 시장이나, 일반 시장에게 충격을 주거나, 더 높은 에너지와 가스 가격으로 미국인들에게 충격을 주고 싶지 않다”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발을 잡고 있음을 시사했다.
 
여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를 비롯한 비회원 산유국들의 모임(OPEC+)이 회의를 통해 유가가 급등했지만 산유량을 추가로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유가를 더욱 밀어올렸다.
 
OPEC+는 2일 성명을 통해 4월에 하루 40만 배럴씩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OPEC+는 성명을 통해 “현재 원유 시장 펀더멘털과 향후 전망은 균형잡힌 시장을 가리키며, 현재의 시장 변동성은 시장 펀더멘털이 아니라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에 기인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수요가 사라지는 것만이 이제 유가가 유일하게 재조정될 기회일 것”이라고 로이터에 밝혔다.
 
금값은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우리시간 오전 6시 30분 기준 온스당 14.60달러(0.75%) 하락한 1929.20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