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스노보드 국가대표 이채운 선수 '첫 올림픽이 오징어게임 같았던 이유'

2022-03-05 06:00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첫 올림픽 무대를 경험한 스노보드 이채운 선수는 올림픽 개막식 당일 출전 예정 선수가 출전을 포기하면서 기회를 얻게 됐다.
그는 피겨선수 카밀라 발리예바에 이어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두 번째로 어린 선수로 기록됐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올림픽 무대를 즐기며 훈련장으로 가는 동안 웃음꽃을 피웠고, 보드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에도 함성을 지르며 첫 올림픽을 즐겼다.
그와 함께 선물같이 찾아온 올림픽 출전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이채운 선수]

Q. 꿈의 무대 첫 올림픽이 끝났어요. 첫 올림픽 어땠나요?
A. 아직도 제가 올림픽에 출전했다는 걸 믿기 힘든 상태고 아쉬움이 남는 대회였어요.
 
Q. 어떤 아쉬움들이 남나요?
A. 제가 연습했던 것에 비해 제 실력을 100% 못 보여드린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Q. 그렇다면 몇 퍼센트 정도 보여준 것 같나요?
A. 제가 할 수 있는 것에 70% 정도 보여준 것 같아요.

Q.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 막차로 출전권을 얻었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건가요?
A. 출전 예정이던 독일선수가 출전을 포기하면서 제가 출전할 수 있는 자리가 생겨서 나갈 수 있게 됐어요.
 
Q. 그때 어디에 있었나요?
A. 스위스에서 개인훈련 중이었어요.
 
Q. 가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A. 공항까지는 별 느낌이 안 들었는데 중국에 도착하고 나서 동선을 비롯해서 비행기까지 일반인들과 분리가 되다 보니까 ‘내가 진짜 올림픽에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스노보드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뭔가요?
A. 아버지가 형이랑 함께 즐기는 걸 좋아하셨는데 스노보드를 선택했습니다. 아빠랑 형이 새벽부터 일어나서 스노보드를 타러 가기로 했어요. 원래 제가 아침잠이 많은 편인데, 그날 따라 새벽에 잠을 깬 거예요. 그래서 같이 보드를 타러 갔고 그때부터 보드를 타기 시작했어요.
 
Q. 이채운 선수에게 스노보드를 탄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A. 인생의 낙입니다. 6살 때부터 스노보드만 바라봤기 때문에 스노보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예요.
 
Q. 공중에서 균형을 잡는 이채운 선수만의 방법이 있나요?
A. 트램펄린이나 가상으로 된 눈에서 점프를 해서 에어매트로 떨어지는 연습장이 있는데 거기서 자세를 익히거나 코치님들한테 코칭을 받으면서 공중 자세를 익힙니다.
 

[사진=이채운 선수]


Q. 여름에는 어떻게 훈련하나요?
A. 해외로 나가거나 선수용 트램펄린에서 훈련을 하고 에어매트에서 훈련을 많이 해요.
 
Q. 숀 화이트를 우상으로 삼던 어린이가 올림픽에 나와서 같은 무대에서 경쟁을 했잖아요. 숀 화이트 선수와 어떤 대화를 나눴나요? 숀 화이트 선수가 해준 조언이 있나요?
A. 대화는 별로 못 나눴어요.
 
Q. 올림픽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제가 보드를 다 타고 내려왔는데 숀 화이트가 저한테 영상편지를 해줬다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그걸 보면서 ‘숀 화이트가 나라는 존재를 알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Q. 피겨스케이트 국가대표 유영 선수와 같은 고등학교잖아요. 서로 올림픽에 대해 나눈 얘기들이 있을까요?
A. 제가 3월에 입학을 해서 아직 만날 기회가 없어서 얘기를 못 나눴어요.
 
Q. 올림픽에 나간다고 했을 때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어떤 얘기를 하던가요?
A. 친구들이 뻥치지 말라고 했어요.
 
Q. 올림픽 장면을 본 친구들은 뭐라고 하던가요?
A. 진짜 멋있다고, 새롭게 보인다고 얘기했어요.
 

[사진=이채운 선수]


 
Q. 친구들이 올림픽에 대해 물을 것 같아요. 이번 올림픽에 대해 어떻게 말해줄 건가요?
A. 사실 저는 재미를 별로 못 느껴서 재미가 없었던 올림픽이라고 얘기할 것 같아요. 코로나로 인해 폐쇄돼 갇혀 있는 느낌이어서 '오징어게임'에 와 있는 기분이었거든요. 그래서 재미가 없었어요.
 
Q. 상상했던 올림픽과 어떻게 달랐나요?
A. 각국 선수들이 모여서 재밌게 노는 걸 상상했는데 폐쇄된 공간에 갇혀 있는 느낌 밖에 안 들었어요.
 
Q. 4년 전 이채운 선수는 2022년을 어떻게 상상했고 4년 뒤 이채운 선수는 자신의 어떤 모습을 상상하고 있나요?
A. 4년 전에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최연소로라도 출전을 하자고 생각을 했었고, 2026년에는 금메달을 무조건 따는 이채운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Q. 마지막으로 예상치 못한 기회가 생겼지만 망설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말씀 해주세요.
A. 망설이지 말고 하루빨리 꿈을 찾아서 꿈을 이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