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2월은 동결…올해 인상 시나리오는

2022-02-25 08:00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주재하는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물가가 치솟고 있지만 전달 금리 인상 단행, 우크라이나 사태, 연일 사상 최대 확진자 기록을 경신하는 코로나19 상황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그러나 유가 급등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가파른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촉발 등 물가 상승요인이 산재해 있는 만큼 향후 기준금리 인상이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4일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 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며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코로나19 전개 상황,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 효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성장·물가 흐름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7명의 금통위원들은 이날 정례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시장에서도 2월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으나 만장일치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물가 상승 압력이 아무리 높더라도 연일 사상 최대 확진자 기록을 경신하는 코로나19 상황,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불안한 경기 회복세를 고려할 때 금통위가 이례적으로 기준금리를 세 차례나 잇달아 올리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급격한 기준금리 상승은 최근 이미 많이 오른 시장금리를 더 자극하고, 대출이자 인상으로 이어져 일반 가계나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물가 급등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난 11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7년 5개월, 3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1회 인상 폭인 0.25%포인트만 올라도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2020년 말과 비교해 3조2000억원 정도 불어난다. 

그러나 이주열 총재는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 여전히 완화적이며 물가 오름세와 금융 불균형의 위험을 감안해 완화 정도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자단과의 질의응답에서 이 총재는 향후 2∼3차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연말 기준금리가 연 1.75%에서 2.0%에 이를 것이란 시장 기대가 적정하다고 보느냐'는 질의에 "시장의 그런 기대가 합리적인 경제 전망을 토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장이 기준금리를 예상할 때 올 한해 우리의 성장세, 물가 전망, 주요국 통화정책의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그 기대의 밑바탕이 되는 성장·물가·대외 여건의 흐름이 시장이 예상하는 것과 저희가 보는 것에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은 금통위가 금리 인상 시 일반적으로 0.25%포인트씩 금리를 조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최대 세 번까지 추가 인상이 가능하게 되는 시나리오다. '추가 금리 인상이 얼마나 더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성장 흐름이 예상대로 간다면 물가 오름세도 높고 금융 불균형 위험도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완화 정도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게 금통위의 다수 의견"이라며 "1.5%로 앞으로 한 차례 더 올라도 긴축으로 볼 수 없는 것은 앞으로의 정책 기조에서도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 총재는 답했다. 이어 "추가 인상이 얼마나 필요할지는 물가, 성장, 지정학적 리스크가 우리한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무엇보다 오미크론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 시기에 대해서는 이르면 오는 2분기(4~6월)에도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유력하다. 최근 물가 상승세가 전 품목으로 들불 번지듯 빠르게 확산하며 금리인상에 강한 압박을 가하며 금리인상 전망 시기를 앞당기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시중 통화량도 12월 한 달 동안 24조원 가까이 증가하는 등 고강도 대출규제 속 여전히 넘치는 유동성 역시 금리 인상 명분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 확산세 등이 일부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근본적으로 물가 급등을 막기 위한 한은의 대책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귀결될 여지가 높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상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에너지 가격과 고물가 흐름 등을 고려하면 오는 5월과 8월 중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해 연말 기준금리가 1.7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금융안정에 이어 통화당국의 물가안정에 대한 의지가 이번 물가 전망상향을 통해 확인된 만큼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올해 연간으로 2회 더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기존 견해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김예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 물가 상승률, 견고한 성장, 연준 긴축 전환 등 3박자가 뒷받침하는 가운데 차기 총재가 취임한다면 2분기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원자재의 수급 불균형 완화가 기대되는 하반기에 들어서면 물가상승률은 4분기 1% 후반~2% 초반 수준까지 하향 안정화될 듯하다"면서 "물가 안정이 가시화되는 연말로 갈수록 한은의 관심은 결국 경기로 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