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자동차보험 적자낸 중소 손보사들 보험료 인하 압박에 '울상'

2022-02-24 16:19
중소형사 자동차보험 축소·보험금 지급 요건 강화…소비자 불만 ↑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의 압박에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추진하고 있는 중소 손해보험사들이 울상짓고 있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등 4대 대형 손보사를 제외하면 지난해 중소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를 기록했지만, 금융당국이 일괄적으로 보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소 손보사들이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자동차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험금 지급 요건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4대 대형 손보사는 자동차보험에서 흑자를 기록한 반면, 중소 손보사들은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중소형 손보사인 한화손해보험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3.1%를 기록했다. 롯데손보(87.3%), MG손보(100.5%), 흥국화재(88.7%), 하나손보(86.7%) 역시 적자다. 통상적으로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8~82%다. 이를 넘길 경우 손보사가 지급한 보험금과 사업비 등을 감안하면 적자로 나타난다.

대형 손보사들과 대조적이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1.1%로 전년 대비 4.5%포인트 하락하며 흑자를 기록했다. DB손보(79.6%)와 현대해상(81.2%), KB손보(81.5%) 역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중소형사들이 자동차보험을 줄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자동차보험 적자가 지속되면서 중소형사의 점유율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3년 전 18.4%였던 중소형사의 자동차보험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15.7%까지 하락했다. 

이 기간 손보사별로 보면 롯데손보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1020억원에 그쳐 2년 전(2283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MG손해보험(193억원→159억원)과 한화손보(4370억원→3796억원)도 원수보험료가 감소했다.

반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보 등 빅4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2년 전보다 20.8%(1조4713억원) 급증했다.

자동차보험금 지급 요건 강화로 관련 민원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관련 민원은 1만5507건으로 전년(1만5292건) 대비 1.4%, 2019년(1만2980건) 대비 19.5% 늘었다.

손보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조만간 중소형 손보사들도 전년 대비 1.2% 수준의 보험료 인하를 발표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중소형 손보사들은 지난해 손해율 개선에도 적자를 면치 못한 만큼, 자동차보험 비중을 줄이고 보험금 지급 요건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보험소비자의 자동차보험 선택권이 약화되고 민원 과대 발생에 따른 부담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