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사태 '일촉즉발'…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 "뜻밖의 호재"

2022-02-22 18:00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일촉즉발 상황이지만, 우리 정유업계에는 뜻밖의 호재로 여겨지고 있다. 동시에 이란의 핵 협상 복귀로 이란산 원유 수입이 재개될 것이란 전망은 나프타 공급부족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 업계에도 희소식이다.

주요 산유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석유제품, 나프타의 수익성은 올랐지만 수급은 더욱 늘 것이라는 분석이 원인이다.

2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폴라드를 통과하는 러시아발(發) 유럽향(向) 파이프라인 천연가스(PNG) 지난달 공급량은 연평균 대비 80% 정도 감소했다.

이에 따라 유럽은 PNG의 대체제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급히 늘렸지만 LNG 액화 설비 부족으로 인해 한계치에 다다른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LNG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는데, LNG 시장은 형성 당시 국제유가와 연동되도록 설계돼 한쪽이 급등하면 다른 쪽도 가격이 상승한다. 실제 2월 둘째 주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92.11달러로 전주 대비 1.8달러 상승했다. 반면 국제 석유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는데 지난해 1분기 하루 9320만 배럴이었던 국제수요는 당해 4분기 9900만 배럴까지 늘었다.

또 지난 11일 기준 미국 쿠싱지역 원유 재고는 전주대비 190만 배럴 감소한 2583만 배럴로 2018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석유제품 수요 대용지표인 4주 평균 제품공급량은 하루 2211.2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 경신했다.

이 같은 시장 상황은 정유시장의 수익성 확대로 이어졌다. 2월 들어 아시아 주요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은 7.4~7.5달러를 유지하고 있는데 지난달 평균 정제마진이 5.95달러인 것과 비교해 약 1.5달러가 오른 수치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정유4사(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가 수혜를 입게 됐다. 이에 따라 주요 정유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도 상향조정되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매출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65.17% 오른 15조2618억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53% 오른 5755억원으로 전망됐다.

동시에 이란의 핵 협상 복귀 소식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수익성이 확대된 정유, 석유화학 시장에 장기적인 호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6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국영석유공사(National Iranian Oil)는 최소 2개의 한국 정유사들과 원유 수입 재개를 논의 중이다.

우리나라는 이란산 원유 최대 수입국 중 하나로 원유 수입금지 제재가 발동되기 전인 2017년에는 하루 평균 41만 배럴을 들여왔다. 전체 원유 수입량의 13% 수준이다.

일반 원유와 달리 이란산 초경질유는 나프타 비중이 높고 가격이 저렴하다. 나프타 사용량의 절반 이상을 러시아 등 국가 수입에 의존해왔던 국내 석유화학 업계 입장에서는 이란산 원유 수입이 여천 NCC 산재 사망사고로 인해 발생한 나프타 수급 차질을 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의 원자재 가격 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돼 지정학적 위험요소가 오히려 호재가 된 상황이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이란 이슈 완화는 유가 안정화와 국내 납사 가격 하락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장에서 GS, 현대중공업지주, DL케미칼을 비롯한 정유사의 매력도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뉴스 시청하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