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나간다 했지만'…靑, 참모진 불출마 가닥에도 '뒤숭숭'
2022-02-16 21:39
文, '경기지사 불출마' 유은혜에 직접 전화해 '쐐기'
與 열세 상황·오미크론 상황에 일괄 불출마로 가닥
與 열세 상황·오미크론 상황에 일괄 불출마로 가닥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5일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전화로 감사와 격려를 했다. 표면적으로는 감사와 격려의 의례적인 전화로 보이지만, 결국 출마에 ‘미련’을 갖고 있는 참모진들과 국무위원들에게 쐐기를 박은 모양새다.
16일 문 대통령과의 취재 과정에서 통화내용이 공개됐고, 유 부총리는 새학기 학교 방역 추가 지원 방안 브리핑에서 불출마의 변을 직접 밝힌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전날 오후 유 부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새학기가 시작하고 새로운 의료방역체계가 적용되는 만큼 학교 부담과 학부모 불안, 학생 안전에 신경써 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했다.
앞서 유 부총리는 지난주쯤 고심하던 경기지사 출마를 접기로 마음먹고, 청와대에 뜻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유 부총리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학교 방역 총책임자인 교육부 장관이 자리를 비울 경우 책임론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결국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부총리는 브리핑에서 “교육부 장관으로서 엄중한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의 안전과 학교를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소명이라고 판단했다”며 “문재인 정부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대통령과 함께 마지막까지 소임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함께 임기를 마치기로 하면서 유 부총리는 광복 이후 역대 최장수 교육부 장관으로 남게 됐다. 지금까지 최장수 기록은 1980년 5월부터 1983년 10월까지 1241일간 재임했던 이규호 전 장관이다. 2018년 10월 2일 취임한 유 부총리는 오는 24일이 되면 이 전 장관 기록을 넘어선다.
가 예상됐던 장관과 청와대 참모들이 불출마 쪽으로 기운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당 후보가 초박빙 열세인 데다가,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면서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역시 경기지사 출마를 고심했던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도 안정적인 대선 관리를 위해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제20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전날 전 장관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공정하고 안전한 선거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각각 충남지사와 서울시교육감 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과 박경미 대변인도 최근 모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주변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선을 앞두고 하루 확진자가 9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직’을 버리고 출마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선 승패와 상관없이 이미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거의 싹쓸이를 하다시피한 여권에게 불리한 정치적 지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무 부처의 수장인 국무위원들과 달리 청와대 참모진들은 상대적으로 출마 여지가 있는 편이다.
공직자가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3월 3일까지 공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공직선거법은 현직 공직자가 광역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나서려면 선거일 90일 전까지 사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