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물품보관함, 보이스 피싱 장소로 전락?...교통공사 주의 당부

2022-02-15 17:07
연간 10 차례 이상 범죄 발생

지하철을 이용한 보이스피싱은 최근 3년 간 2019년 14건, 2020년 10건, 2021년 12건 일어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2021년 7월 8일 오전 10시 30분께. 서울 지하철 2호선 방배역에서 한 노인이 역사 내 물품보관함에 현금 1000만원이 든 보따리를 보관하려는 것을 역무원이 제지했다. 노인은 “돈을 여기 넣지 않으면 큰일이 난다”는 말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수상함을 직감한 역무원은 할머니에게 보관함 사용방법을 알려주겠다며 시간을 번 후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경찰이 방배역 인근 땅 재개발 보상금을 갈취하려는 사기단의 보이스피싱 수법임을 밝혀냈고, 할머니는 무사히 돈을 지킬 수 있었다.
 
# 2019년 3월 7일 오후 4시 32분께. 보이스피싱 사기단의 말에 속아 넘어간 피해자가 서울 지하철 2호선 합정역 물품보관함에 4500만 원을 보관했다. 20여분 후, 사기단 연락책이 보관함을 열고 돈을 가져가려 했고, 이를 알게 된 경찰로부터 출동 요청을 받은 직원이 현장에서 저지 후 경찰과 함께 붙잡았다. 돈은 무사히 잠시 후 도착한 피해자에게 다시 전달됐다.
 
지하철을 이용한 보이스 피싱 사기가 최근 매년 10여건 꾸준히 발생되며 경각심을 가져야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하철 내 범죄를 수사하는 서울지하철경찰대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2019년 14건, 2020년 10건, 2021년 12건의 지하철을 이용한 보이스피싱이 일어났다.
 
지하철을 이용한 보이스피싱은 주로 물품보관함을 이용한 금전 거래 등을 유도한다. 지하철역 물품보관함은 무인으로 이용할 수 있고 보관 시 설정한 비밀번호를 알면 곧바로 물품을 수령할 수 있다. 이에 보관함의 특성을 악용해 피해자를 위협하거나 구슬려 돈을 사물함에 넣도록 유도한 후 사기단이 이를 추후에 가져가는 식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지하철 내에 돈을 맡기거나 거래하는 것은 수상한 범죄와 직결돼 있다’는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물품보관함은 절대 금전 거래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니, 여기에 돈을 넣으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무조건 범죄로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당황하고 놀랐더라도 역 직원 등 지하철 관계자나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전에 불안한 기색을 감지하고 먼저 돕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상황 파악이 되어야 어떻게 도울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조규주 서울교통공사 영업계획처장은 “공사는 경찰과 함께 지하철 내 범죄 예방과 안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을 이용한 보이스피싱을 포함한 지하철 내 범죄 근절을 위해 보안관 순찰시간 확대, 범죄다발구간 보안관 집중 배치와 더불어 불법촬영 예방을 위한 안심거울 설치 등 경찰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