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 업계가 바라는 대통령은?···물량 앞세운 이재명 '장기호황' 서울 재건축 윤석열 '수익성'

2022-02-14 05:05

오는 3월 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건자재 업계의 관심은 각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에 집중됐다. 특히 차기 대통령의 주택공급 정책에 따라 건자재 중에서도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창호 등의 실적 개선 폭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13일 건자재 업계에 따르면 국내 창호 시장의 90% 이상을 LX하우시스, KCC, 현대 L&C, 이건창호 4곳이 차지하고 있다.
 
50대 건설사들에 입찰하는 기업도 사실상 이들 4곳이 전부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각사는 정확한 시장 점유율을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창호 시장만 보면 △LX하우시스 35% △KCC 30% △현대 L&C 20% △이건창호 1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LX하우시스와 KCC는 신축·리모델링 아파트를 중심으로 대량 공급 물량이 많으며 현대 L&C와 이건창호는 고급 빌라·주택을 중심으로 하는 프리미엄 전략을 취하고 있다.
 
유력한 대선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주택공급 공약도 갈린다. 이 후보는 다양한 유형의 '기본주택' 공급을 약속했고, 윤 후보는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공약했다.
 
먼저 업계는 이 후보의 당선은 건자재 업계의 장기호황(슈퍼사이클)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 8월 문재인 정부는 수도권에만 127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며 수도권 3기 신도시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정부는 3기 일부 신도시 물량에 대한 토지매입 등에 나섰으며 올해부터 건설사, 건자재 업체와의 계약을 시작한다.
 
KCC 관계자는 “3기 신도시 물량은 한 개 기업이 독점하기에는 지나치게 많은 물량”이라며 “신도시 조성이 진행되는 향후 7년간은 대규모 공급물량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공급 정책은 이 같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공급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 중심의 신도시 조성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특히 청년·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한 기본주택에 방점을 둔 만큼 건자재 업계는 중저가의 물량을 장기간 보장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정책은 신축 아파트 시장에서 강점을 가진 LX하우시스와 KCC에 더욱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의 당선 시에는 서울 시내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각종 규제 완화와 신규 재개발 부지 선정 등을 통해 서울 시내 공급 물량이 늘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는 서울 시내 재개발 물량은 수도권 신도시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지만 강남, 송파 등 한강을 중심으로 추진된 재개발이 서울 전체의 고급 아파트, 빌라 붐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예상되는 공급물량은 감소하지만 현대 L&C, 이건창호는 물론 LX하우시스, KCC 모두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시내 아파트 건축의 경우 경기 등 수도권보다 공급단가가 높아 물량은 줄지만, 스프레드는 확대되기 때문이다.

또 고급 주택·빌라를 중심으로 물량을 공급해온 현대 L&C, 이건창호 등도 최근 서울 시내 아파트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만큼 LX하우시스, KCC뿐 아니라 이들 3, 4위 기업에도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건자재 업계 관계자는 “서울 시내 재개발·재건축은 수도권 신도시와는 또 다른 시장”이라며 “물량은 적겠지만 고가의 창호 매출이 크게 뛸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