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내 서울지하철 전체 역사 승강기 설치…저상버스 100% 교체

2022-02-10 15:38
서울시, 교통약자 대책 발표..장애인콜택시도 확대
1역사 1동선 확보 안된 21개 역에 승강 편의시설 설치

10일 오전 9시 30분께 종로3가역.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난간을 붙잡고 힘겹게 지하 5층 승강장으로 걸어내려가고 있다. [사진=최태원 수습기자]


# 10일 오전 9시 30분 종로3가역 지하 4층. 서울 지하선 5호선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계단 앞에서 우산을 지팡이 삼아 힘겹게 걷던 노인이 걸음을 멈췄다. 한동안 두리번거리며 내려갈 방법을 강구하던 그는 결국 체념한 듯 난간을 붙잡고 부들거리는 발걸음을 내딛었다. 노인이 30개 남짓한 계단을 내려가는 데 걸린 시간은 약 3분. 계단에서 고군분투하는 노인을 약 올리듯 열차는 잠시 정차했다가 노인을 기다리지 않고 출발했다.
 
서울시가 교통약자에게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2025년까지 지하철 모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장애인 콜택시를 늘리는 등 대중교통 이용 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우선 지하철 '1역사 1동선'을 확보하기 위해 326개 전체 역사에 최소 1개 이상 엘리베이터를 설치한다. 장애인, 고령자, 임신부, 영유아 동반자, 어린이 등 모든 시민이 불편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1역사 1동선은 지하철역에서 교통약자가 지상에서 대합실을 거쳐 승강장까지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등을 이용해 하나의 동선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체계를 말한다.
 
이달 기준 1역사 1동선 확보율은 93.6%(305개 역)다. 시는 1역사 1동선이 확보되지 않은 △청량리 △용답 △교대 △명동 △마천 △종로3가 △강동 △구산 △새절 △상월곡 △봉화산 △수락산 △청담 △남구로 △광명사거리 △고속터미널 △복정 △상일동 △신설동 △까치산 △대흥 등 21개 역에 승강 편의시설 설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시내버스 이용 환경도 교통약자가 이용하기 용이하게 바뀐다. 시는 2025년까지 모든 시내버스를 저상버스로 바꿀 계획이다. 2020년 초 기준 50%인 저상버스 도입률을 올해 74.8%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저상 마을버스도 올해 71대에 이어 2025년까지 73개 노선에 235대(도입률 14.2%)를 도입한다.
 
긴 대기시간으로 이용자 원성이 자자한 장애인 콜택시도 개선된다. 대기시간을 현재 32분에서 25분 수준으로 단축한다. 이를 위해 운전원을 100명 추가로 투입해 가동률을 현재 72%에서 82%까지 10%포인트 높이고, 차량 대수도 늘려 법정 대수 기준 충족률을 114%까지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