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시장, 현대차 vs 테슬라 양강구도 뚜렷

2022-02-07 07:32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472만대…1년 만에 2배 이상 증가

현대자동차 첫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 [사진=현대자동차]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472만대로 1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으며, 판매량 1위 제조사는 92만여대의 테슬라로 집계됐다.

7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2% 폭증했다. 전기차를 포함한 완성차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4% 증가에 그쳤으며, 전기차는 완성차 전체 판매량에서 5.8%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테슬라는 ‘모델3(47만대)’와 ‘모델Y(42만6000대)’를 앞세워 92만1642대로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상해기차(SAIC)는 상해GM우링의 ‘홍광 MINI(41만9000대)’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61만1023대로 2위에 올랐다. 3위는 ‘ID.3’, ‘ID.4’ 등 전기차 양산 모델 확대로 43만6669대를 판매한 폭스바겐, 4위는 33만5257대의 BYD(비야디), 5위는 24만500대의 현대자동차그룹이다.

내수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과 테슬라가 양강구도를 형성 중이다. 2020년만 해도 현대차그룹의 내수 전기차 판매량은 연 2만대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부터 ‘아이오닉5(4월)’ ‘EV6’(8월), 제네시스 ‘eG80(7월)’, ‘GV60(9월)’ 등 다양한 신차를 출시하며 판매량이 크게 높아졌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도 전기차를 출시하며 고가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국내 완성차 3사는 전기차 모델 부재와 기존 모델 노후화 등 판매 실적이 미미하다. 다만 쌍용차는 최근 ‘코란도 이모션’을 정식 출시했으며, 한국GM은 ‘볼트EUV’ 등을 올해 출시할 예정으로 전기차 판매량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자료=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원은 올해에도 전기차 시장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국가별 구매보조금 정책에 변화가 일고 있어 지역별로 판매량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중국은 올해 전기차 보조금을 지난해 대비 30% 삭감했다. 그럼에도 보조금과 무관한 초소형‧고가 전기차 시장은 지속 성장하며, 보조금 적용 대상인 일부 제조사의 전기차가 판매량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견해다.

일본은 올해 전기차 보조금을 최대 80만엔(약 800만원)으로 상향했다. 특히 올해 중순 출시 예정인 도요타의 전기차 모델 ‘BZ4X’ 출시가 판매량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상이다.

우리나라는 보조금 감소(1대당 800만원에서 700만원)와 보조금 100% 지급 차량 상한선이 600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낮아졌다. 보조금 적용 모델에 판매량이 몰릴 것으로 봤다.

양재완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올해에도 주요 완성차 기업과 신생 스타트업들의 신차 출시가 이뤄지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볼륨 모델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며 “그러나 반도체 공급 부족부터 니켈·코발트 등의 주요 원자재 가격 인상은 완성차 기업의 전기차 판매 확대에 어려움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급망 관리 역량 차이가 전기차 판매량에 반영될 것으로 보이며, 전기차 시장 1위인 테슬라는 주요 업체보다 보조금 변화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자료=한국자동차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