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만명] 쏟아지는 재택치료자…병·의원 코로나19대응 매뉴얼도 없다
2022-01-26 18:05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명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재택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정부가 동네 병·의원도 코로나19 진단·검사에 동원되는 '오미크론 대응단계' 전환을 예고했으나 의료 현장에선 구체적인 매뉴얼도 갖춰지지 않아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이제 동네 병·의원이 참여하는, 중증환자와 고위험군 중심의 진단검사 체계와 역학조사 체계 전환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우선 정부는 오미크론 확산세가 극심한 광주, 전남, 평택, 안성 등 4개 지역에 새로운 진단검사 체계를 이날부터 시행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60세 이상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만 보건소와 선별검사소,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그 외 검사 희망자는 선별진료소나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지정된 병·의원을 방문해 일차적으로 신속항원검사를 받은 뒤 양성이 나와야 PCR검사를 받을 수 있다. 현재 전국에는 총 431개의 호흡기전담클리닉이 운영 중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가까운 병·의원에서 코로나 진찰·검사·치료가 함께 이뤄지면 우리는 오미크론에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보건소도 확진자 선별·관리 업무 부담을 한층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다음 달 3일로 동네 병·의원의 코로나19 진단·검사 투입 시점을 못 박았지만, 일선 의료 현장에선 여전히 정부의 구체적인 세부 지침이 없어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병·의원의 코로나19 진단·검사 대응 관련해 뚜렷하게 정부에서 매뉴얼로 정해준 것이 아직 없다"며 "여전히 복지부와 의사협회간 의견을 주고받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이비인후과 관계자도 "현재까지 지역 병·의원의 코로나19 진단·검사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내려오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정부는 의료계와 동네병원이 진단검사 체계에 참여하는 다양한 모델들을 협의 중이며, 세부 내용은 오는 28일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병·의원에서 코로나19 검사에 활용할 신속항원검사의 위(僞)음성률로 인한 우려도 제기된다. 위음성이란 실제 코로나19에 감염됐으나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는 경우로, 의료계에선 신속항원검사 위음성률을 1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일일 최대 PCR 검사량이 50만명 수준이라 오미크론 유행상황에서 신속항원검사 도입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이해된다"면서도 "문제는 신속항원검사 위음성 가능성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검사 결과 음성이었는데 알고보니 확진자로 밝혀지게 될 경우 방역에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일각에서 코로나19 유행 초기 '마스크 대란'처럼 확진자 폭증에 따른 자가검사 키트의 품귀 현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자가검사 키트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공급·유통망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손영래 반장은 “현재 국내에서 충분한 양이 생산되고 있고 해외에서 추가로 수입도 해 검사 키트 공급에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중심으로 생산·유통 관리를 좀 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