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석탄 금융에 지배구조 최고등급…김지완 BNK금융 회장, 임인년 ESG 고공비행

2022-01-18 01:00
탄소중립 적극 동참…KCGS 평가 3년 연속 'A+'
일자리 창출+친환경 경영…포용·혁신금융 박차
김 회장 "실질적 도움드리는 ESG 길잡이 될 것"

BNK금융그룹이 임인년 새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사진은 2021년 6월 그룹 전 계열사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BNK ESG경영 선포식 [사진=BNK금융]

[데일리동방]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은 임인년 그룹 경영 최우선 기조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지목했다. 'ESG BNK, 함께 만드는 지속가능 금융'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ESG경영 선포식을 개최한 지 반년이 흐른 현재, 올해가 바로 강력한 추진력이 필요한 때라는 판단에서다.

국내 최초이자 최대 지방금융그룹 수장으로 5년차 임기를 맞은 김 회장은 "ESG경영이야말로 금융회사의 숙원인 지속가능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유일하면서도 확실한 전략"이라며 "BNK가 태동한 부산, 울산, 경남지역을 포함한 국내외 고객에게 실질적 도움을 드리는 ESG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지완표 지속가능 금융 큰 그림…'책임·함께·신뢰' 키워드

김 회장은 2017년 9월 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래 '지속가능 가치 창출'을 매해 신년사에서 빼놓지 않고 있다. 본인이 꼽은 금융의 궁극적 역할과 존재 이유가 지속 가능한 가치를 만드는 데 있기 때문이다. 저탄소 경제를 지향한 세계 각국의 흐름 속에 금융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면서 BNK금융도 일찌감치 글로벌 기준에 부한한 ESG경영을 그룹 전반에 걸쳐 추진 중이다.

김 회장을 포함한 그룹 이사회 구성원 8명 전원이 활동하는 ESG위원회는 BNK금융 ESG 경영에 관한 최고의사결정 기구로, '지속가능 금융 실현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비전 하에 가동되고 있다. 김 회장은 ESG위원회 주축으로 '책임있는 성장', '함께하는 성장', '신뢰받는 성장'이라는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그가 평소 ESG경영 실천의 바탕으로 꼽은 '책임, 함께, 신뢰'의 키워드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BNK금융은 내년까지 자회사별 중장기 ESG경영 세부 액션플랜을 수립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전 임직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함과 동시에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 지지선언,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 투자자 서명기관 가입을 선행했다"며 "그룹 ESG위원회가 컨트롤타워로서 지속 가능한 금융 실현과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지역 대표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BNK금융은 글로벌 이니셔티브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유엔이 제정한 '지속가능개발목표(UN SDGs)'를 달성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에 가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TCFD, CDP에 이어 올해는 '유엔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UNEP FI) 책임은행원칙' 등도 밟을 예정이다.

김 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물론 비은행 계열사들의 '탈석탄 금융'을 지시하기도 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2050 탄소중립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는 의미다. 같은 맥락에서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앞서 재생에너지 등 녹색분야와 취약계층 등 사회분야 지원을 위해 각각 1000억원 규모 국내 ESG채권을 발행했다.

아울러 부산·울산·경남상공회의소 협의회와 함께 국내 동남권 기업들 ESG 전환을 지원한다는 목표로 최근 ESG 포럼을 발족했다. 국제자본시장협회(ICMA) 등 가이드라인에 부합한 채권 관리체계를 이미 구축했다. 조달한 자금은 녹색금융 활성화 등에 쓰일 방침이다.

김 회장은 "올해는 기후변화 관련 재무적 영향, 위험요소(리스크) 분석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세부 기후변화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며 "환경·사회 리스크의 내부 평가기준 설정, 각 계열사의 여신·투자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ESG 요소 반영 등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 [사진=BNK금융]

◆ KCGS 평가 3년 연속 최고 등급 'A+'… 환경부문 '승격'

이런 노력에 힘입어 BNK금융은 국내 최고 권위의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ESG 평가에서 3년 연속 통합 A+ 등급을 달성했다. 금융권 통틀어 최상위 S등급이 전무한 전을 고려할 때 사실상 ESG 부문 최고 역량을 인정받은 셈이다. 

2021년 기준 상장회사 950여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KCGS 평가에서 A+ 등급을 획득한 기업은 BNK금융 등 14개 뿐이다. BNK금융은 "작년 TCFD 대응, CDP 투자자 서명기관 가입 등 글로벌 이니셔티브에 적극 대응하고 ESG 채권 발행과 친환경 금융상품 출시 등을 지속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평가에서는 사회, 지배구조 부문에서 각각 3년 연속 A+ 등급 기록을 세웠다. 김 회장이 취임한 이후 BNK금융은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최고경영자(CEO) 3연임 제한 제도를 도입하며 이사회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한 우수 사례로 꼽힌다.

환경 부문에서는 직전 년도 B+ 등급을 한 단계 상승시킨 점이 두드러졌다. 저탄소 경제로의 급격한 전환으로 발생하는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해 고탄소 배출 업종 등을 구분하고 모니터링 철저히 진행한 것이 주효했다. 그룹 측은 앞으로 기후변화에 따라 발생 가능한 리스크 항목을 전사적 관리 항목에 반영하기 위한 체계를 구축할 복안이다.

신재생에너지와 친환경 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환경 관련 상품을 출시한 것도 이번 등급 상향에 톡톡히 한몫을 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여신이나 투자를 결정할 때 환경영향평가법에 의한 인허가를 전제로 하고, 시행사의 환경부 또는 산림청의 환경영향평가 승인 여부를 필수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구체적 사례에 해당한다.

무엇보다 김 회장은 ESG경영과 밀접한 전세계적 탄소중립 선언에 주목하고 있다. 저탄소 경제가 글로벌 대세인 친환경을 주요 내용으로 한 신산업 육성이 잇따르고, 이에 부합한 금융 스탠스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분석에서다. 그의 지론은 BNK금융 각 계열사에 특명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부산은행이 출시한 '걷고 싶은 갈맷길 적금', 경남은행의 '건강한 둘레길 적금' 등 친환경 수신상품은 전년 대비 100% 이상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은행은 지역상생형 친환경 금융 상품인 '저탄소 실천 예·적금'을 작년 5월 출시해 저탄소 실천 활동을 이행하는 고객들에게 우대금리를 제공 중이다.

이와 함께 부산은행의 '에너지이용 합리화 자금 대출', '재활용산업 육성자금 대출', ‘환경개선 대출'과 경남은행이 선보인 '태양광 ECO 기업대출' 등은 친환경 여신 상품들도 확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김 회장은 환경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공존을 재차 강조하며 끊임없는 서민, 취약계층 금융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코로나 금융지원 전담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며 "만기도래 여신 기한연장, 분할상환 유예, 금리감면, 경영컨설팅 등 맞춤형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역 고객들을 대상으로는 착한 임대인 운동 동참, 지역 소상공인 물품 구매, 예방 물품 지원, 전통시장 방역 실시 등 지역 사회 경제회복을 위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BNK型 혁신금융 나침반 '대출+투자+디지털+일자리'

김 회장은 ESG경영과 더불어 임기 중 연속 사업으로 끌어 온 혁신금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가 3년 전 '대출, 자본투자, 디지털, 일자리'를 나침반 삼아 제시한 BNK형 혁신금융 청사진은 모두 21조원 규모로 올해 하반기 완성될 계획이다. 

대출 부문에서는 19조6000억원을 지원한다. 혁신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를 중심으로 기술금융, 동산금융 활성화, 부·울·경 중소·벤처기업 지원이 핵심이다. 포괄적 상환능력 평가 실시 등 기업여신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평이 따른다.

자본투자 혁신 부문에서는 기업 성장 단계별 투자체계 구축에 역점을 두고 창업·스타트업, 성장기업, 구조조정기업 등에 4000억원을 지원한다. 디지털 혁신 부문에서는 지역 내 핀테크 기업 발굴과 지원에, 일자리 혁신 부문에서는 혁신성장 선도기업과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 지원 등에 방점을 찍는다.

디지털 혁신과 더불어 지역 혁신사업에도 BNK금융은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일례로 부산은행은 2019년 부산시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금융결제 수단으로 통용될 '디지털 바우처 플랫폼'을 작년 말께 선보였다.

그룹 측은 "부산은행이 키를 쥔 디지털 바우처 앱은 시민 한 명당 1개 지갑을 제공해 수수료를 최소화하고 QR 코드 등 편리한 결제수단을 제공한다"며 "물류 정보를 상호 교환하고 운송료와 부대비용 결제를 자동화해 수출입 물류 구조를 혁신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회장은 "코로나19 여파 속 경기 부진 등 어려움의 연속이지만 올해도 부·울·경 중심 양호한 경영 실적을 올리고 ESG경영을 적극 실천해 나가겠다"며 "'지역과 함께 세계로, 고객과 함께 미래로'라는 경영 이념을 바탕으로 새해 글로벌 스탠다드 금융그룹으로 힘차게 도약할 것"이라고 했다.

부산시 남구 BNK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BNK금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