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실손보험 관리 법정기구 설립한다

2022-01-13 15:26
공사보험정책협의체 설립 3년여 만에 확대 개편

[사진=아주경제DB]

 
금융당국이 실손의료보험 비급여 관리 강화와 보험료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실손보험 관리를 위한 법정기구를 설립할 예정이다. 그간 자율적으로 운영해온 공사보험정책협의체가 법적 강제력이 없어 체계적인 실손보험 관리가 어렵다는 지적 때문이다.

13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공사보험정책협의체를 공사보험연계심의위원회(가칭, 이하 연계심의위)로 개편하는 내용을 국무회의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법정기구 설립은 지난해 9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국민건강보험법·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국무회의에서는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의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을 연계해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안을 의결했다.

연계심의위는 공사보험이 상호 간 미치는 의료 이용량 변화와 의료비용 영향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 실시 근거, 실태조사에 필요한 자료 제출 요청에 강제력을 갖추게 된다.

금융당국이 공사보험정책협의체를 연계심의위로 확대 개편한 데는 공사보험정책협의체가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사보험정책협의체는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 보험업계 등이 참여해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관련 협의·조정을 맡았다. 하지만 강제력이 없어 비급여 누수 방지와 보험료 인상 등에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금융당국은 법정기구로 강제력을 갖춘 연계심의위가 설립되면 실손보험 가입에 따른 의료 이용 변화 등을 보다 넓게 조사해 보다 강력한 실손보험 대책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 보험료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2017년 9월 야심 차게 공사보험정책협의체를 출범시켰지만 비급여 관리 등 실질적으로 국민이 체감하기는 미미한 성과만 보였다"며 "법적 강제력을 가진 연계심의위가 설립되면 실손보험 정상화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실손보험은 최근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은 2019년 134.8%를 기록한 이후 2020년 130.5%로 소폭 개선됐다가 2021년 3분기 다시 131.0%로 악화됐다. 2020년 실손보험 영업손실(적자)은 2조369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3조6000억원가량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연구원은 지난 4년간처럼 실손보험료 인상률과 보험금 증가율이 계속되면 2031년 관련 누적 적자가 112조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손해율이 2031년 166.4%까지 오르고, 2025년이 되면 장기보험 등 다른 부문 이익으로 실손보험 적자를 메우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