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개최 전날 전문가들 만난 고승범 "회색코뿔소 온다" [종합]
2022-01-13 15:02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하루 앞둔 13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경제·금융 전문가들을 만나 "회색코뿔소로 비유되던 잠재 위험들이 하나둘씩 현실화하면서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융 안정을 위한 3대 과제로 △가계부채 관리 △자영업자 충격 최소화 △금융권 리스크 관리 강화를 꼽았다. 회색코뿔소는 미셸 부커 세계정책연구소장이 2013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 요인을 뜻한다.
고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경제‧금융 전문가 간담회에서 "연초부터 미국의 통화긴축 속도와 폭에 전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으며 여전히 종식되지 않고 있는 코로나19 상황과 중국 경기 둔화, 미·중 갈등 같은 이슈들도 가시화하면서 새해 우리 경제·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미국의 통화긴축 속도에 따른 금융권 리스크 관리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번 논의는 한은이 1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통화긴축 본격화, 중국 경기 둔화, 미·중 갈등 및 공급망 문제 등 다양한 리스크 요인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금융권 리스크 관리 필요성도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우리 금융권의 손실흡수능력 제고 노력이 주요국에 비해 충분하지 못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리스크 전이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고 위원장은 "시중 유동성이 줄어들게 되면 단기자금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장기·저유동 자산으로 운용하고 레버리지를 통해 수익을 높이는 영업을 해온 제2금융이 큰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긴축 전환,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 종료 등 예상되는 충격을 충분히 감안해 대손충당금 등 손실흡수능력을 훼손하지 않고 위기 대응 여력을 차질 없이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