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민호 판다헤이 대표 "버려지는 중고의류로 가치소비 이끌고 환경도 지키죠"

2022-01-13 15:47
클린테크 스타트업 투웰코퍼레이션 정민호 대표
"중고의류 매입·재판매로 폐의류 환경문제 해결"
수거 번거로움 없이 언택트 픽업 서비스 제공
브랜드 의류는 높은 보상비용 지급도

정민호 판다헤이 대표. [사진=투웰코퍼레이션]



1000억벌. 78억명이 사는 지구에서 한 해 생산되는 옷 수량이다. 이 중 330억벌은 같은 해 버려진다. 버려진 옷은 수거업자를 통해 재판매되거나 제3국으로 수출되지만, 상당량은 다시 쓰레기로 버려져 심각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전락하고 있다.

판다헤이는 이렇게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중고의류의 생존주기를 연장하고 지속 가능한 의류 시장을 구축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판다헤이는 정민호 투웰코퍼레이션 대표가 패스트 패션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우려해 고안해낸 중고의류 픽업·리세일 서비스 플랫폼이다. 특히 중고의류의 효율적인 재활용을 위해 수거부터 리세일 등 다운사이클링이 이뤄지는 전 과정을 비대면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비대면 픽업 서비스는 론칭 이후 현재까지 약 1000건의 픽업 실적과 하루 18건 이상의 픽업 수행 지표 성장을 달성했다. 이는 서비스 론칭 전 약 5개월간 시험 운영 기간 실적과 비교하면 약 7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정 대표는 “기존 시장에는 없었던 편리하고 스마트한 중고의류 픽업 서비스를 제공해 100만톤의 폐의류를 구하고 그중 200만벌을 살려 폐의류로 인한 환경문제를 개선하고 소비자에게 가치소비를 제공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앱 하나로 중고의류 매입·리세일까지··· “비대면 서비스로 승부”

정 대표는 12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판다헤이의 빠른 성장 비결은 ‘편리함’에 있다고 답했다. 그는 “판다헤이는 앱을 기반으로 고객이 유선 연락 없이도 픽업 신청부터 보상비용 지급까지 논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면서 “헤이 언택트 픽업 서비스는 소비자가 의류 수거를 위한 비닐봉지를 구하는 번거로움까지 고려해 전용 수거 백을 제공하고, 추후 직원이 직접 중고의류를 수거하며 중고의류 판매의 진입 장벽을 확 낮췄다”고 설명했다.

판다헤이는 기존 중고의류 시장의 복잡한 유통구조 방식을 깨고 모든 걸 비대면으로 전환해 유통 과정을 단순화했다. 소비자는 앱을 통해 △중고의류 픽업 서비스 및 픽업 가방 신청 △픽업 가방 채우기 △픽업 요청 등 단계만 거치면 추후 수거와 인센티브 지급 등은 자동으로 이뤄진다. 현재 서울 전역을 포함해 인천, 시흥, 용인, 광명, 과천, 고양, 성남 등 주요 경기도권에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며 추후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선별 매입이라는 독특한 보상비용 방식도 차별화된 강점 중 하나다.  정 대표는 “국내 리세일이 가능한 브랜드 의류는 일반 의류 대비 높은 금액을 보상비용으로 지급하고 있다”면서 “선별 매입 대상 의류가 10벌 이상이면 인센티브를 추가 제공해 더욱더 높은 보상비용을 받을 수 있도록 보상 방식을 설계해 고객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과정이 항상 순탄하진 않았다. 사업 초기에는 택배를 이용한 중고의류 수거 방식을 이용해 중고의류를 전국에서 매입할수록 비용 부담이 늘어나 자금난을 겪기도 했다.

그는 “수거 방식으로 택배를 이용하면 전국에서 중고의류를 매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증가하고 한정된 수량만을 수거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뒤따를 수밖에 없어 사업 초기 매입 방식에 대해 상당한 고민을 했다”면서 “다행히 지난해 초 피보팅을 통해 지역에 따라 택배 매입과 직접 방문 매입이라는 두 가지 방식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앱에 지정된 브랜드만 매입하며 비용 부담을 줄여나갈 수 있었다”고 했다.

정 대표는 올해까진 국내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올해는 판다헤이 서비스가 전국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충분한 인력을 고용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다만 모든 중고의류가 리세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궁극적인 리사이클링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른 시일 내에 업·다운 사이클링 관련 연구소를 개소해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까지도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