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추천 이사제' 도입에 금융 공공기관 '들썩'

2022-01-11 17:49
금융권 노조추천이사 요구 급물살타나

국회의사당 전경[사진=유대길 기자]


 
국회가 11일 본회의를 열고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공기관운영법(공운법) 개정안이 통과시킨 가운데 금융권이 법안 통과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권에선 노조추천 이사 선임을 요구하는 노조 측 목소리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민간기업까지 확산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주택금융공사, 서민금융진흥원 등 5곳이 이번 개정안 대상이다.
 
개정안은 노동이사제 도입 대상을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으로 규정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기업·준정부기관의 비상임이사에 3년 이상 재직한 해당 기관 소속 근로자 중에서 근로자 대표의 추천이나 근로자 과반의 동의를 받은 사람을 1명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로부터 시행하도록 했다.
 
신보, 예보, 캠코, 주금공, 서금원 등 5개 기관은 공운법 개정안 통과에 따른 후속 조치 마련을 위해 개정 내용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관은 공포일로부터 6개월 후인 올해 하반기부터 노동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일각에선 이번 개정법 통과로 국책은행 등 기타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요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봤다.
 
노조추천이사제는 노조가 추천하는 전문가를 이사회 사외이사로 참여시키는 제도다. 근로자 대표가 이사회에 들어가 발언권과 의결권을 행사하는 노동이사제의 전 단계로 여겨진다.
 
앞서 수출입은행에서 지난해 9월 금융권 최초로 노조 추천을 받은 사외이사가 임명된 바 있다. 기업은행과 캠코에서도 노조가 사외이사를 추진했지만 선임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민간 금융사들 개정안 통과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당장 여러 차례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추진했던 KB국민은행 노조의 제도 도입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부에서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노조 추천 이사제가 도입되고, 민간에는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법 개정으로 모든 금융권에 변화가 올 것으로 보는 것은 조금은 성급한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금융권 사측에선 이번 법안 통과의 여파를 주시하면서도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KB국민은행 노조가 추진해온 이사 추천은 현행법 테두리에서 주주권을 기반으로 벌이는 활동으로 노동이사제와는 관련이 없다”며 "이번 개정법이 민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일단 법 시행 후 효과를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