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미국발 긴축 여진으로 상승폭 제한… 종목별 대응 나서야

2022-01-10 06:01
금투업계 "지나친 우려보다는 하락 시 매수 유효"

 

지난 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연합]

이번 주(1월 10일~14일)에도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중유동성을 흡수하는 QT(양적긴축)에 따른 악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주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임 인준 청문회를 시작으로 다수의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예정돼 있다. 미국 중앙은행의 뚜렷한 행보가 드러나기 전까지 변동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14일에 열리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도 변수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진 상태다. 금융투자업계는 성장주에 대한 차익실현 매도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매수는 지양하고, 실적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IT와 자동차 그리고 가치주로 평가받고 있는 조선과 철강, 기계, 건설 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새해 첫 주(1월 3일~7일) 코스피 지수는 급등락이 이어지는 변동성장세가 연출됐다. 지난 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4.36포인트(1.18%) 오른 2954.89로 장을 마쳤으나 주간 기준으로는 0.76%(22.76포인트)가 하락했다. 새해 첫 코스피는 상승으로 출발했으나 미 연준의 QT 소식이 전해지면서 5일과 6일 2거래일 연속 30포인트 이상 하락했고, 코스피 지수는 지난 6일 한 때 2915포인트까지 밀리며 크게 부진했다. 다만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는 일부 하락폭을 만회하면서 2950선을 되찾았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지난 한 주간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조9075억원, 1조8043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3조6995억원을 순매도 했다. 기관은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앞두고 기관들의 실탄 확보를 위해 매도물량을 쏟아낸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변동성장세 주의해야
 
NH투자증권은 한 주간 코스피 밴드로 2850~3020포인트를, 하나금융투자는 2900~3000포인트를 제시했다. 작년 12월 넷째 주에 제시했던 2980~3100포인트 대비로 낮다. 이번 주에도 지난주에 이어 QT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승요인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가능성과 금융투자계 매도 일단락 가능성을, 하락 요인으로는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 우려와 미국·유럽의 코로나19 확산, 대형 기업공개(IPO)를 앞둔 개인의 수급분산을 들었다.
 
우선 이번 주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과 우리나라 중앙은행의 움직임이다. 오는 11일(현지시간) 파월 연준 의장의 청문회가 열린다. 이날 긴축과 관련해 연준의 뚜렷한 입장이 표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14일에는 한국은행의 1월 금통위가 열린다. 연준의 긴축 움직임과 물가상승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는 기존 1%에서 1.25%로 0.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연준의 조기 긴축에 대한 우려가 금융시장의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이번 주에도 1월 FOMC(25∼26일)을 앞두고 있는 만큼 정책 불확실성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에는 연준위원들의 발언이 다수 예정돼 있기 때문”이라며 “FOMC 의사록에서 상당수의 위원들이 매파적인 성향을 내비친 만큼 연준위원들의 발언은 조금 더 빠른 통화정책 정상화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다소 상단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시장이 다시금 미 연준의 유동성 축소에 민감도를 높이는 상황 속에 1월 미국 고용과 물가 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고, 해당 지표들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을 지지해 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변은 없겠지만 이번 주 연준 청문회를 통한 파월 의장의 보다 자세한 현실 인식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3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확대로 한국의 선제적 정책 집행 가능성도 높아져 14일 금통위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락 시 매수전략은 여전히 유효
 
금융투자업계는 국내 증시가 시계제로에 놓인 상태에 공감하고 있지만 지나친 우려보다는 하락 시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한다. 결국 시장은 하락과 상승을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영원한 상승, 영원한 하락은 없는 것처럼 작년 하반기와 지금의 흐름은 180도 다른 상황”이라며 “미 국채금리가 꺾이기 전까지 가치주 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성장주는 2월까지 기간 조정을 염두에 두고 급락 시마다 저점 분할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인 3월부터 오히려 금리가 꺾일 수 있어 주가상승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이어 “1~2월은 가격 매력이 가장 우선 요건이다. 자동차, 은행, 건설, 조선, 철강 등의 업종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여전히 주가가 부진한 은행과 자동차주에 대한 비중확대가 필요하며 성장주 중에는 금리와 무관하게 주도주 지위를 유지할 반도체, 패키지 기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물가 압력이 당초보다 낮아지는 가운데 경기회복은 지속되고,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 또한 조심스러울 것이라는 골디락스 시나리오는 아직 유효하다”며 “주식 시장의 상승 또한 펀더멘탈 개선세를 충분히 따라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다만 실질금리의 절대 수준이 연준의 긴축 신호로 이전보다 높게 형성된 만큼 이는 성장주에 타격이 될 수 있다”며 “이들에 대한 섣부른 저가매수 시도는 지양하고 국내 IT와 자동차 업종의 경우 업황 개선 기대감은 물론 가치주로서의 매력이 여전히 돋보이고 있어 관심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서 연구원은 최근까지 조정이 이어진 경기민감주 중 조선과 철강, 기계, 건설, 화학에 대해서도 가격 매력이 돋보이는 만큼 주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