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 앞두고 CJ대한통운 파업 장기화...소비자 피해 어쩌나

2022-01-06 14:48
하루 평균 40만 건 택배 '배송 차질' 이어져
택배 지연 지역 증가로 소상공인 피해 극심

전국택배노조 조합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CJ 본사 앞에서 '택배노조 CJ대한통운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국내 최대 택배사인 CJ대한통운 택배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일부 지역에서 배송 지연이 이어지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되고 설 명절이 다가올수록 소비자들이 겪는 불편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진행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CJ대한통운 택배 지부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하루 물량의 2~3%가량인 40만 건에 이르는 택배 배송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파업은 CJ대한통운 기사 2만여 명 중 쟁의권이 있는 조합원 약 1700명이 참여하고 있다. 파업 중인 택배기사는 전체의 8% 수준이지만, 조합원이 몰린 성남‧영등포‧이천‧김포‧부산‧울산‧창원‧광주‧대구 등 일부 대리점에서 배송과 반품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파업 참가자가 많은 일부 대리점은 접수를 중단하고 접수된 제품을 반송하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와 소상공인들의 피해로 돌아가고 있다.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들은 주문한 제품을 받을 수도, 반품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소비자 A씨는 “2주 전 쇼핑몰에서 주문한 제품 배송이 지연된다고 뜨더니 아예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주문을 취소했다”면서 “파업이 길어질수록 불편한 생활이 지속될 것 같아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경우 현실적인 생계 문제까지 달려있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설 대목을 앞두고 준비한 물량을 판매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 B씨는 “설을 앞두고 선물세트 판매를 준비하고 있는데 택배 파업이 길어지고 있어서 온라인 주문이 들어오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다른 택배사를 알아보거나 직접 배송하는 방법까지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택배노조 파업과 관련해 “소상공인들이 지역 특산품이나 농수산물 등 신선식품을 비롯해 자신의 상품을 택배로 배송하는데 택배 지연 지역이 늘어나면서 기업들과 농어민의 손해가 극심하다”며 "소상공인들과 소비자들인 국민의 불편 해소를 위해 CJ대한통운 택배노조는 명분 없는 파업을 즉각 철회하고 정상 업무 복귀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CJ대한통운과 노조 측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으면서 사측은 정부에 택배업계 전반에 대한 실사를 요청했다. CJ대한통운은 6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 5일 국토교통부에 사회적 합의 이행과 관련해 현장실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투명하게 공표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