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대유행] ②미국 '하루 100만명'...세계 곳곳 확진자 급증에 의료붕괴 우려↑

2022-01-05 17:33
미국, 하루 108만명 확진...전 세계선 하루 250만명
누적 3억명 육박...의료붕괴 따른 사망 증가 우려도

​오미크론 변이(B.1.1.529)의 출현 이후 전 세계 코로나19 재유행세가 연일 악화하고 있다. 특히, 연말연시 연휴가 겹치며 미국에선 하루 100만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전 세계 누적 확진자도 3억명에 가까워지고 있다. 각국의 확진자와 입원환자 급증에 따른 의료 과부하 상황은 경계해야 한다는 경고도 이어진다. 
 
◇美하루 100만명 확진...이르면 내주~1월 말 중 정점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코로나19 집계를 인용해 전날 미국 전역에서 하루 100만명 이상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한 국가에서 하루 100만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첫 사례다.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가장 많은 일일 확진자가 발생했던 것은 인도의 41만4000명(지난해 5월 7일) 수준이었다. 

아울러, 해당 통계에서 미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치뿐 아니라 일주일 평균 일일 신규 확진자 수치(3일 기준 48만5363명) 모두 한 주 만에 두 배로 증가했다. 

특히, 블룸버그는 최근 많은 미국인들이 자가 진단 키트를 활용하는 것을 선호한다면서 정부 당국의 공식 집계에 잡히지 않는 확진자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를 두고 매체는 곧 하루 100만명 이상의 집계치도 '과소평가'됐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미국 일일 신규 확진자(푸른색 막대 그래프) 추이 그래프. 붉은색 꺽은선 그래프는 7일 평균치. [자료=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실제, 이날 각종 코로나19 통계는 일제히 전날인 3일 미국의 하루 확진자가 100만명을 넘었다고 집계했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존슨홉킨슨대의 집계에서 3일 하루 동안 108만2549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구축한 국제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 역시 108만명 수준이었다. 

뉴욕타임스(NYT)의 자체 집계에선 이날 미국의 일일 확진자 규모는 101만7376명, 일주일 평균은 48만6658명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두 수치가 각각 58만5013명과 34만4967명으로 사상 최다치를 기록한 지 사흘 만에 재경신이다. 

워싱턴포스트(WP)의 경우, 3일 미국의 일일 확진자와 7일 평균치를 각각 101만8170명과 48만7166명으로 집계했다. WP는 4일 수치도 집계해 공개한 상태다. 이에 따르면, 4일 미국의 일일 확진자는 89만6406명으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전례 없는 확진자 규모가 이어지고 있음를 알 수 있다. 

미국 행정부의 공식 통계인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의 집계는 신년 연휴로 사흘 만에 새 수치를 공개했다. 해당 집계에서 지난달 31일 당시 하루 58만6950명을 기록했던 미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3일 82만8417명으로 뛰어 올랐다. 다른 집계치보다 비교적 낮은 수치지만, 같은 날의 7일 평균치는 49만1652명으로 가장 높았다. 

한편, 오미크론의 영향으로 코로나19 확산세의 속도가 빨라지자 여러 전문가들은 이달 중 미국 재유행세의 정점이 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WP에 따르면, 미국 콤럼비아대학에선 다음 주(1월 9일~15일) 중, 미국 워싱턴의과대학 부설 보건계량평가연구소(IHME)는 1월 말 중에 미국의 코로나19 재유행세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 세계 누적 감염 3억명 육박에 의료붕괴 우려↑
전 세계적으로도 코로나19 재유행세는 극심해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3일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억9000만명을 넘어섰고 누적 사망자는 544만명 수준이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3일 기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44만명이었다. 특히, 같은 날 유럽 전체에서도 100만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날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스페인에선 하루 37만2000여명이 발생했으며, 뒤이어 영국에서는 18만7000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전 세계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추이. [자료=세계보건기구(WHO)]


한편, 각국에선 의료 과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확진자의 절대치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입원 환자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하루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가 4개월 만에 10만명을 다시 넘어섰다. 존스홉킨스대학 통계의 일주일 평균치로도 2주 대비 35% 증가한 9만3281건을 기록했다. 동부와 서부 등 인구 밀집 지역의 일선 병원들은 연일 비상 상태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긴급 연설을 통해 최근 미국 의약당국인 긴급승인한 화이자의 알약형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구매량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팍스로비드가 입원·중증 환자 수를 줄일 수 있다면서 오는 9월까지 2000만 코스분(1코스당 5일 투약분, 총 30알)의 치료제를 구매해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경우, 확진자 급증세에 의료진이 부족한 상황이 되자 국가 의료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를 '전시 상황'으로 대응 태세를 전환하기로 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한 병원의 집중치료실(ICU)에 입원한 코로나19 감염 환자. [사진=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