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추가 인상 임박했나…새해 첫 금통위에 쏠리는 눈
올해 첫 기준금리를 결정지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금통위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기조가 그 어느 때보다 뚜렷해진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달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금통위를 통해 연내 금리 향방을 가늠해볼 수 있는 만큼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오는 14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현재 국내 기준금리는 1.0% 수준이다. 지난해 마지막으로 열린 11월 금통위에서 기존 0.75% 수준이던 금리를 금통위원 6명 중 5명의 찬성으로 0.25%포인트 상향 조정하면서 제로금리에서 1%대로 올라선 데 따른 것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1월에도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대 상승률이 예상되는 만큼 물가 안정을 위한 1월 추가 금리 인상 명분이 높다”고 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시장의 이 같은 판단에는 사상 최대로 불어난 가계부채와 과열된 자산가격 등 금융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내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선 상황에서 물가 상승이 좀처럼 진정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를 기록했다. 이는 정부(2.4%)와 한은(2.3%)의 전망치를 웃돈 것으로, 10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신년사를 통해서도 금융 불균형과 물가 상승 확대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경제 상황 개선에 맞춰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할 것"이라면서 "추가 조정 시기는 성장과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금융 불균형 상황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의 영향을 함께 짚어가며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이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이 총재 발언 역시 1월 기준금리 상승론에 힘을 싣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의 물가 안정 효과가 과거에 비해서는 제약될 수는 있으나 기준금리 인상은 시차를 두고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물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여기에 미 연준이 긴축 움직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명분 또한 커진 상태다.
시간이 흐를수록 한은이 금리 인상에 나설 여력이 부족해질 여지가 높다는 분석도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가 장기화하는 상태에서 섣불리 돈줄을 죄었다가는 회복세를 보이던 경기가 둔화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 11월 당시 기준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낸 주상영 금통위원은 "채무 상환 부담과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은 실물경기 회복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속도조절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3월 대선과 이주열 총재 임기 만료 등 이벤트로 인해 시기 상 금리 상승 부담이 크다는 시각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한은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경우 연내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1.75%, 높게는 2%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주열 총재가 금리 인상에 대해 정해진 상단이 없다고 밝힌 만큼 기준금리 정상화 차원에서 수차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에 따른 여파는 대출금리 상승 등 국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