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백신 '4차 접종' 제한적 허용...2주 후 전면 승인 재검토

2021-12-31 15:17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2차 부스터샷)을 추진하고 있는 이스라엘 보건 당국이 면역력 취약 계층에 한정해 이를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4차 접종은 오미크론 변이(B.1.1.529)의 유행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방안이었지만, 과학적으로 접종 타당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해 논란이 일어난 탓이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은 이스라엘 정부가 논란 끝에 백신 4차 접종 대상자를 암 환자와 장기 이식 환자 등 면역력 취약 계층에 제한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달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라맛간의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소에서 백신 주사를 준비 중인 이스라엘 의료진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지난 21일 이스라엘 정부의 전문가 자문위원회는 60세 이상 고령층과 의료진 등을 상대로 4차 접종 시행을 권고했다. 당시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도 "전 세계적으로 오미크론 확산 극복에 도움 될 훌륭한 소식"이라고 말해 4차 접종 방안이 실현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후 이스라엘뿐 아니라 전 세계의 과학·의료계를 중심으로 과학적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 4차 접종의 효용성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당시 뉴욕타임즈(NYT)는 일부 과학자를 인용해 백신을 너무 많이 맞으면 면역 체계에 피로감이 쌓여 오히려 신체 능력 손상을 유발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경고를 전하기도 했다. 

이에 해당 방안의 승인권을 가진 이스라엘 보건부의 부담감이 커지자, 결국 지난 25일 최종 승인권자인 이스라엘 보건부 나흐만 아쉬 최고 책임자는 
4차 접종 전면 승인을 일단 보류하고 효용 시험을 먼저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이달 27일부터 일선 의료진 중 일부를 상대로 실제 4차 추가 접종을 진행했으나, 여전히 논란은 이어졌다. 이에, 아쉬 최고 책임자는 30일 재차 기자회견을 열고 4차 접종 대상자를 면역 취약 계층으로 명확히 했다. 

그는 "4차 접종의 효용성에 대한 (과학적) 인식의 격차를 감안해, 현 시점에서  우리는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있다"면서 "향후 고령층에서 위·중증이 증가할 징후가 나타날 경우, 우리는 그 결정(4차 접종 전면 시행)을 내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지난 27일 처음 4차 접종을 받은 의료 종사자들에 대한 연구 데이터가 향후 2주 이내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시기에 맞춰 이스라엘 보건부의 추가 판단이 나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