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만난 이재용 “통신도 백신처럼...6G 내부적 대비中”…사면 이야기는 없었다

2021-12-27 18:53

지난 8월 가석방 이후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G 통신 등 미래 준비를 위한 경영 의지를  분명히 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 결정 이후 이뤄졌지만 이 부회장 관련 사면 얘기는 아예 꺼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용, 6G 준비 묻는 문 대통령에 “내부적 대비 중”

이 부회장은 27일 문 대통령이 ‘청년희망온(ON)’에 참여한 6대 기업 총수를 청와대로 초청해 개최한 오찬 간담회에서 “통신과 백신은 비슷한 점이 있다.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6G(차세대 이동통신)에도 내부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찬 간담회 관련 브리핑을 통해 이 부회장이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라며 이같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먼저 “6G 관련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고 질문하자 구현모 KT 대표가 5G에서 6G로 이어지는 통신 장비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고, 이에 이 부회장이 삼성 측 준비 상황을 설명한 것이라고 박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청년 일자리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크지만 산업에서 백신과 반도체도 불확실성이 큰 분야이며 새로운 기술이 계속 등장하는 만큼 따라가기 위해 (고용)안전망을 갖추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저출생으로 신생아가 40만명 이하이고 중국은 대졸자가 500만명 넘는 상황을 감안할 때 미국과 중국이 탐내는 인재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면서 “인력 양성 중요성이 결국 ‘청년희망ON’ 취지와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전기차'·최태원 '국산 백신'·최정우 '수소 환원 제철' 등 경제 현안 두루 다뤄
 

이날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주식회사 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구현모 KT 대표이사 등과 청년 일자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제계 현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현대차의 전기차가 유럽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되는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 회장은 “국민들이 전기차를 많이 구매해 줬고 유럽과 미국에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며 “외국의 전기차와 경쟁하려면 기술 서비스로 승부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차량용 반도체에서 삼성과 현대차가 더 긴밀히 협력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최태원 회장을 향해선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물었다. 문 대통령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하는) 노바벡스는 콜드체인 없이 유통되고 보관기간이 길어 장점이 많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는 국내 백신은 언제쯤 출시될지 물었다. 이에 최 회장은 “현재 생산 중이며 전 세계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가보지 않은 길이라 시기를 특정할 수 없지만 가능한 한 빨리 상용화되게 독려 중”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구광모 회장에게는 “
LG올레드 TV와 디스플레이 사업이 성황”이라고 하자 구 회장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TV 구매가 늘면서 실적이 늘었다”고 답했다. 구 회장은 이어 "청년교육훈련과 관련해 대학 학과에 디스플레이학과가 추가돼 기업과 청년이 윈윈하고 점진적으로 확대되길 바란다"며 "배터리 원재료인 리튬과 코발트 등 핵심 광물 다변화가 중요한데 호주와 양해각서(MOU)를 맺어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정부가 활로를 열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포스코의 수소 환원 제철의 상용화 시기를 물었고, 최정우 회장은 “오는 2028년부터 데모 플랜트를 거쳐 2040년 정도 본격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구현모 KT 대표는 “디지털 인력을 모든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데 고급 인력을 구하는 게 쉽지 않아 KT는 내부 인력 재교육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과 함께 청년 디지털 인력 양성 교육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이 부회장에 대한 특별사면 관련 얘기는 이날 일절 거론되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대화가 비정치적 주제에 한정해 진행됐다”며 “사면이라는 단어가 나오지도 않았을뿐더러 우회적으로 사면을 가리키는 표현도 없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온(ON) 참여 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