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에 미국 경기 성장 주춤...회복 미뤄져

2021-12-24 16:17

오미크론 변이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며 미국 경제를 둔화시키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사진=연합뉴스 ]

23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미국인들의 활동이 줄어들며 미국 경제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노동자 부족으로 노동자 강세 시장이 나타나며 낮은 실업률과 높은 임금 상승률이 나타나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개선되고 있고, 계속되는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가족들이 서로 만나지 못해 식당 및 호텔 예약이 늘어날 수 있음에도 관련 지표들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의 원인이 오미크론 변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미국에서 처음 감염자가 발견된 이후 약 3주 만에 50개 주 전부로 전염됐다. 23일 워싱턴포스트(WP)는 집계 결과 22일 미국의 일주일간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6만8981명으로 델타 변이가 정점을 기록한 지난 9월 1일 평균 16만5187명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제로 크리스마스 휴일을 앞두고 식당과 숙박업체 예약은 모두 코로나 이전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식당 예약 사이트 오픈테이블 데이터에 따르면 12월 22일로 마치는 한 주간 전국 식당의 예약 후 입장 건수는 코로나가 미국 전역에 확산하기 전인 2019년의 같은 기간에 비해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호텔예약분석업체 STR에 따르면 18일로 끝나는 한 주간 미국 호텔 점유율은 53.8%에 머물렀다. 11일로 끝난 지난주에 비해서도 소폭 감소한 수준이다.

미국 교통안전청(TSA)은 22일까지 10일 동안 TSA 검문소를 통과한 여행객 수가 2020년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었지만, 2019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 등에도 계속해서 코로나 관련 우려가 계속되며 코로나 이전 경제 상황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상무부 역시 23일 미국의 11월 소비자 지출이 지난해 대비 0.6%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비 지출이 1.4% 늘었던 지난 10월에 비해서 증가폭이 줄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공급망 문제로 인해 일찍 쇼핑을 시작했을 수 있다면서도 오미크론 변이는 단기적으로 소비자 지출 등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오미크론 변이가 계속되면서 기업들 역시 노동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있다.

제프 주커 CNN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8일 CNN 내에서 코로나 확진 사례가 늘고 있다며 "사무실에서 근무할 필요가 없는 직원들은 사무실 외에 다른 곳에서 근무하길 바란다"라고 메모를 통해 밝혔다. 또한 사무실 내에서 마스크 착용도 의무화했다. 이외에도 구글과 포드자동차, 우버, JP모건 등이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는 가운데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 일정을 늦췄다.

문화공연 역시 배우들과 직원들 사이에서 코로나 확진 사례가 나오며 문을 닫았으며, 유명 대학교들 역시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열리는 '해밀턴'이나 '라이온킹' 등 유명 뮤지컬 역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공연을 취소했다. 하버드대학교와 스탠퍼드대학교를 비롯한 유명 미국 대학들 역시 학생들의 복귀를 늦추고 있다. 

WSJ는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코로나에 걸려 노동자들이 공장 출근이 줄어드는 것 역시 제품 생산을 늦추고 공급 부족으로 인한 소비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경제학자들은 전파력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미국인들이 집에 머물며 소비 지출이 줄어 경제 성장을 앞두고 단기적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아네타 마코우스카 제프리스LLC 수석 경제학자는 "매우 강력한 4분기 소비가 나타날 수 있지만 이를 위한 모멘텀은 계속해서 사라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제 전망업체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내년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이전 추정치인 3.4%에서 2.5%로 하향 전망했다. 노무라 경제학자들 역시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소비자 지출이 감소할 수 있다며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GDP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WSJ는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줄어든 소비자 지출은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이후로 미뤄지는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노무라 경제학자들은 코로나로 인한 공급망 차질이 완화되고, 미뤄졌던 설비투자가 다시 구체화되면 내년 하반기에 경제는 다시 회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