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앤비디자인, 달라지는 주력사업의 공통점 `낮은 진입장벽'

2021-12-27 08:30

코스닥업체인 에이치앤비디자인의 주력사업부는 지난해 보조배터리에서 라이프웨어 및 마스크로 바뀌었다. 내년에는 건강기능식품 사업부가 주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4개 사업부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낮은 진입장벽'과 '높은 경쟁강도'다. 

20일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이달 말 진행될 유상증자를 위해 투자설명서를 공시했다. 그 안에는 그간 △마스크 △보조배터리 △노트북 유통 등의 사업부별 매출액과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 추이가 나와있다.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매출 비중 기준으로 2018년 주력사업부는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부문이었다. 코끼리(KOKIRI)브랜드를 앞세워 큰 성장을 거뒀다. 2017년 3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2018년 162억원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2019년 이후 보조배터리 시장에 많은 경쟁사들이 뛰어들었다. 2019년 7월 3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제조 기업은 국내 기준 200여 개에 달했다.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당연히 판가는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 2018년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스마트폰 보조배터리는 2019년 20000 mAh 이상의 대용량 배터리 군을 제외하면 평균 공급가가 절반 이상으로 떨어졌다. 경쟁업체 증가와 샤오미 제품의 병행수입 여파였다. 증권신고서에는 "제품 기능을 차별화하기 어려워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판매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수익성이 부진해졌다"고 적혀있다.
 
수익성 악화로 결국 중단한 라이프웨어 사업부

이후 에이치앤비디자인은 노트북 등 가전제품을 유통하는 라이프웨어사업부에 집중했다. 라이프웨어 부문의 매출액은 △2019년 43.45억원 △2020년 101.18억원 △2021년 3분기 누적 기준 70.18억원을 기록 중이다.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9년 11.77% △2020년 36.08% △2021년 3분기 56.29%로 상승하는 등 회사의 주력 사업부문이 됐다. 

하지만 지난 11월 관련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회사 측은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낮은 성장가능성으로 인해 사업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통업은 특성상 적정한 수준의 유통 마진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독과점적으로 유통하지 않는 이상, 신규 사업자가 뛰어들기 쉬어 유통업자가 가격 협상력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 그룹이 나타나면서 저마진 경쟁은 심화됐고, '유통업계 1위' 이마트마저도 출혈경쟁 탓에 2019년 2분기 적자를 내기도 했다.

물론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한 목적도 배제할 수는 없다. (관련기사 : 에이치앤비디자인, 유증 청약률 90% 넘어 '관리종목 지정' 피할까? https://www.ajunews.com/view/20211222224619225) 하지만 이 역시 손실을 내지 않았다면 꺼내지 않았을 카드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근본적인 원인은 수익성 악화인 셈이다. 
 
마스크 공장 가동률, 28.4% → 1.2%로 크게 줄어

마스크 사업 부문도 유사한 모습이다.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지난해 7월경 마스크 제조 장비를 46억원에 취득하여 개인 방역용 마스크 제품을 제조 및 판매하기 시작했다.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OEM)이 아니고, 직접 마스크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에는 마스크 부문이 지난해 매출 63.3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6% 수준을 차지하기도 했다.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하지만 올해 3분기 기준 마스크 부문의 매출은 1100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공장가동률 역시 지난해 28.4%에서 올해 1.2%로 쪼그라들었다. 유진증권은 증권신고서에 "수많은 업체들이 마스크를 제조해 판매하는 등 경쟁 강도가 높은 상황이 지속됐다"며 "향후에 마스크 판매 실적이 개선되는데도 많은 제약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리더십 변경 후 첫 사업, 건강기능식품은 어떨까?

리더십이 변경된 이후 에이치앤비디자인은 큰 변화가 있었다. 올해 8월과 9월 '건강기능식품' 기업인 아리바이오에이치앤비 지분 100%와 '신약개발 계열사'인 포에버앤케이의 지분 50.19%를 인수하며 또 다시 신사업에 진출했다. 

건강기능식품은 홍삼, 비티민 등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규정에 따라 일정 절차를 거쳐 만들어지는 제품으로 인체의 구조 및 기능에 대하여 영양소를 조절하거나 생리학적 작용 등과 같은 보건 용도에 유용한 효과를 얻는 것을 의미한다. 

신사업 진출은 회사의 큰 축을 바꿨다. 아리바이오와 포에버엔케이 두 회사의 대표들을 에이치앤비디자인의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로 이사진에 합류시켰다. 또 기존 사업을 영위하던 에이치앤비디자인의 직원수도 줄였다. 지난해 말 기준 에이치앤비디자인의 직원수는 75명에서 올 3분기 말 18명까지 줄어들었다. 

건기식 사업부는 영업이익이 발생 중이라는 점이 고무적이다. 하지만 인수 당시 예측치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동현회계법인은 인수당기 기업의 가치평가를 현금흐름할인법(DCF)으로 진행하며 올 하반기 매출액 97.5억원, 영업이익 29.4억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올 3분기 매출액은 26.9억원, 영업이익은 4억원에 그쳤다. 기간 차이가 있지만 매출액은 30%, 영업이익은 13% 수준만 달성했다. 

유진증권은 부진의 원인을 높은 경쟁 강도에서 찾았다. 유진증권은 "에이치앤비바이오가 건기식에 대한 온·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다수의 업체들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다양한 대체상품들을 출시하여 경쟁하고 있기에 실제 경영실적과 평가 기관의 추정치가 괴리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건기식의 시장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개선은 에이치앤비디자인의 숙제로 보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건기식은 유명 배우를 써 프리미엄 브랜드로 분류되기 전까지는 일정 수준 이상의 마진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진증권 역시 "향후 건강기능식품 시장 등에서 일정한 수준의 경쟁력(제품 다양화, 품질 특허 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 또한 높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