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에이치티, 210억원 규모 두올물산 CB 조기상환 나설까
2021-12-20 07:10
거래정지 OQP서 분할된 법인 OQP바이오·두올물산홀딩스
K-OTC의 두올물산으로 합병 진행… 두올물산 시총 무려 8조
금감원, 유일하게 매출 발생 홀딩스와 두올물산 합병에 제동
금호에이치티, 두올물산 자회사 랜드고 210억 CB 전환도 힘들 듯
K-OTC의 두올물산으로 합병 진행… 두올물산 시총 무려 8조
금감원, 유일하게 매출 발생 홀딩스와 두올물산 합병에 제동
금호에이치티, 두올물산 자회사 랜드고 210억 CB 전환도 힘들 듯
금감원, K-OTC 두올물산 합병안 "정정하라"
금융감독원은 12월 16일 두올물산이 제출한 합병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해당 증권신고서에 대해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한 경우와 중요사항의 기재나 표시내용이 불분명하여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라고 밝혔다. 3개월 내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해당 합병은 무산된다.이번 합병은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된 OQP의 분할과정에서 파생됐다.
지난 8월 25일 OQP는 인적분할을 통해 바이오사업부를 OQP바이오로 신설하고 투자 및 제조관리 부분은 두올물산홀딩스로 신설했다. OQP자회사였던 두올물산은 이 과정에서 두올물산홀딩스의 100% 종속회사로 편입됐다
두올물산에는 자회사 랜드고와 손자회사 엠에이치씨앤씨가 있다. 지난 11월 30일 OQP바이오는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오레고보맙과 관련한 무형자산(IP)을 엠에이치씨앤씨에 현물출자했다. 이후 지난 6일 두올물산은 랜드고를 흡수합병하면서 결국 엠에이치씨앤씨가 두올물산의 자회사가 됐다.
이번에 정정요구를 받은 합병안은 두올물산과 두올물산홀딩스의 합병건이다. 특이하게도 자회사가 존속법인으로 남고 모회사는 소멸되는 방식이다. 결국 OQP가 가지고 있던 투자 및 제조관리 부문이 두올물산으로 옮겨오는 것이다.
K-OTC로 이사가는 코스닥 상장사…무형자산은 옮겼는데 알맹이는 'STOP'
하지만 금감원이 두올물산과 두올물산홀딩스의 합병에 제동을 걸면서 이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당초 두올물산은 두올물산홀딩스와 랜드고의 합병을 동시에 처리하면서, 해당 합병 과정에서 신주가 발행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합병신고서 제출 없이 합병을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금감원이 두올물산홀딩스와 두올물산은 합병의 대가로 두올물산홀딩스의 주주가 배분받는 두올물산의 주식은 매출에 해당하기 때문에 합병증권신고서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두올물산은 랜드고와의 합병은 별도로 진행해 지난 6일 등기를 마쳤다. 하지만 두올물산홀딩스와의 합병은 금감원의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는 두올물산이 두올물산홀딩스를 합병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사업을 영위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앞서 OQP가 사업을 분할하면서 두올물산홀딩스가 확보한 투자 및 제조관리 부문에서는 지난 2분기 기준 182억원의 매출과 11억원의 영업이익이 나온다.
하지만 OQP바이오는 매출이 전혀 없다. 오레고보맙은 시장에 내놓지 못한 상태의 면역항암제다. 관련 IP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판관비는 필요하지만 아직 매출이 전혀 없는 적자사업이다.
두올물산, 과도한 주가에 과다한 사채물량
금감원이 해당 합병에 제동을 건 것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먼저 K-OTC등록사인 두올물산의 시가총액이 이상급등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두올물산은 지난 9월 13일 K-OTC에서 1주당 535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처음 시총은 527억원이다. 하지만 현재 주가가 1주당 9만200원까지 오르면서 시총은 8조원이 넘었다.
정작 OQP의 시총은 1976억원에 멈춰있다. 기존 OQP의 모멘텀을 그대로 이어받는 두올물산의 시총이 8조원에 달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게 증권가 관계자의 설명이다.
게다가 두올물산에는 최근 합병한 랜드고가 올해 발행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그대로 이전된 상태다. 규모는 총 3413억원이다.
랜드고도 올해 6월 설립된 새내기 법인이다. 반년 만에 수천억원 규모의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한 뒤 두올물산에 흡수합병됐다. 해당 사채의 전환가격과 신주발행가격은 최근 합병에 따라 조정될 예정이지만 모회사격인 OQP의 시가총액을 감안한다면 규모가 너무 크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210억 CB 투자한 금호에이치티, 합병 지연되면 조기상환 가능성 높아
한편 두올물산에 투자한 금호에이치티도 투자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금호에이치티는 지난 11월 랜드고가 발행한 21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취득했다. 현재 해당 금액은 랜드고를 흡수한 두올물산으로 흘러갔다.
현재 두올물산의 사업 정상화가 불투명해지면서 금호에이치티가 전환사채의 전환청구보다는 조기상환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금호에이치티가 취득한 전환사채는 조기 상환을 위한 거치기간이 없다. 지금이라도 청구 금액에 조기상환율(3개월 단위 복리 1.5%)를 곱한 금액의 조기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상태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OQP는 지난 2013년에도 오레고보맙의 상용화가 임박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주가부양에 나서왔지만 현재는 해당 약물의 가치에 대한 회계적인 적정성이 문제가 되면서 거래가 정지된 상태"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올물산의 시총이 8조원을 넘어서는 등 투자가 과열된 분위기가 여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