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기 사망에 검찰 당혹...성남시 윗선 수사 제동
2021-12-10 10:20
영장실질심사 앞두고 자택 인근 아파트서 극단적 선택
황무성 사장 사퇴 의혹 배후 지목 이재명 후보 수사 차질
황무성 사장 사퇴 의혹 배후 지목 이재명 후보 수사 차질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2억원의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유 전 본부장이 사망하면서 대장동 사업과 황무성 초대 성남도시공사 사장 사퇴 압박 의혹을 고리로 한 검찰의 '성남시 윗선 수사'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10일 경기 일산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0분경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단지 화단에서 유 전 본부장이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발견된 장소는 자택 인근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유서를 남겼으나,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 사망과 관련해 "이번 불행한 일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 수사로 ‘윗선’ 책임 여부를 특정하려고 한 계획이 틀어졌기 때문이다.
유 전 본부장은 2015년 대장동 개발을 위한 민간사업자 컨소시엄 선정 과정에 참여했다. 1차 평가에선 평가위원장, 2차 평가에선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화천대유가 속한 컨소시엄이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는 과정에 관여했던 셈이다.
하지만 유 전 본부장 사망으로 인해 화천대유가 막대한 개발이익을 얻게 된 과정 전반에 유 전 본부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을 포함한 윗선과 어떤 논의를 했는지 검찰이 들여다 볼 수 없게 됐다.
황 전 사장 사퇴 의혹 배후로 지목된 당시 성남시장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진실 규명도 어렵게 됐다.
황 전 사장이 공개한 대화 녹취록을 통해, 유 전 본부장이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과 '정 실장' 등의 지시가 있었다며 황 전 사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여기서 '정 실장'은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 대화에서 유 전 본부장이 "시장님 이야기입니다"라며 당시 성남시장인 이 후보를 언급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유 전 본부장이 당시 성남시 관계자들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