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공포] 파우치 “오미크론발 5차 유행 대비해야…미국에도 유입될 것”

2021-11-29 14:47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면역 보호를 회피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로 인한 코로나19 재유행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파우치 소장은 NBC에 출연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특징은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단일 클론 항체나 감염 후 회복기 혈청, 일부 백신 유도 항체 등에 대한 면역 보호 기능을 회피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우치 소장은 특히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을 우려했다. 그는 “오미크론은 스파이크 단백질에 32개의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다”라며 이번 바이러스가 “골칫거리”라고 밝혔다. 또한 많은 돌연변이가 “백신 항체 등의 면역 보호 기능을 회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인간의 세포와 결합해 몸에 침투할 수 있는 열쇠 역할을 한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오미크론의 반인 16개의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다. 
 
또한 파우치 소장은 미국에서 아직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확진자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확진자가 나타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 실제로 확인된 바는 없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이 정도의 전염성을 보이고 있고, 이스라엘과 벨기에를 비롯해 많은 국가들에서 여행과 관련된 확진 사례가 나타난 상황에서 오미크론이 미국에도 퍼져 있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두 가정일 뿐이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라며 “우리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심각한 상황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라고 오미크론 변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후 ABC에도 출연해 오미크론이 “필연적으로” 미국에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중요한 질문은 우리가 이에 준비가 되었는지”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미국의 제5차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을 긍정하면서 "향후 몇 주에서 몇 달 동안의 일(대응)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와 백신 접종 시일이 지나 항체 면역이 약해지기 시작한 이들을 언급하며 시민들의 백신과 부스터샷 접종률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24일 기준 미국에서 백신 (2차) 접종을 모두 마친 사람은 전체 인구의 57.88% 수준이며, 부스터샷을 접종한 경우는 11.13%에 불과하다. 
 
아울러, 파우치 소장은 각국의 입국 규제 재강화 움직임은 긍정했다. 같은 날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를 '과도한 규제'라고 비판했던 것과는 상반한 입장이다. 일부 국가의 여행 제한이 "전파를 완전히 막을 순 없지만 오미크론의 확산세를 지연시키기에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방송 다음 날 미국 당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포함한 아프리카 남부 8개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여행객을 상대로 입국 금지령을 내렸다.
 
한편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신 접종 비율이 매우 낮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알려진 사실이 적다고 지적했다. 존스홉킨스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인구 중 24%만이 백신을 맞았다. 미국의 약 60%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그는 “변이 바이러스가 실제로 어떤 바이러스인지, 영향력은 얼마나 될지 알아내기 위해 (백신 접종률 등을) 확인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오미크론 연구를 위해 “미국 과학자들이 남아프리카 과학자들과 소통하고 있다”라며 이후에도 계속해서 소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후 28일 발표된 백악관 성명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과 프랜시스 콜린스 미국 국립보건원(NIH) 원장 등 미국 방역 당국 책임자들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직접 만난 자리에서 오미크론의 전염성, 심각성 등을 알기 위해서는 약 2~3주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9일 중 오미크론 확산세와 관련한 미국의 공식 입장과 대책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