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인텔' 이어 '탈 퀄컴' 꿈꾸는 애플...2023년 자체 통신칩 채택하나

2021-11-25 14:30
닛케이아시아, 애플이 2023년 자체 5G 통신칩셋 상용화 보도...퀄컴 점유율↓

아이폰13 시리즈 [사진=연합뉴스]

애플이 2023년부터 자체 5G 통신칩셋을 만들며 퀄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인다. 과거 한 번 실패한 적 있었던 '탈 퀄컴'을 현실화할 수 있을지 반도체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25일 닛케이아시아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내년부터 자체 5G 통신칩셋을 대만 TSMC 4나노 공정에서 양산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내년 TSMC의 5나노 공정에서 샘플 제품을 생산해 테스트한 후 4나노 공정에서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소식통은 애플이 통신칩셋 전용 전력관리칩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6년 애플은 퀄컴과의 통신칩셋 이용에 따른 로열티 분쟁을 이유로 탈 퀄컴을 선언하고 대신 인텔의 통신칩셋을 아이폰에 탑재했다. 실제로 2016~2018년 사이에 출시한 아이폰7·아이폰8·아이폰X 시리즈는인텔의 4G 통신칩셋을 사용했다.

하지만 인텔의 통신칩셋이 기대 이하의 성능을 보여줌에 따라 퀄컴과의 로열티 분쟁을 중단하고 다시 퀄컴의 통신칩셋을 탑재하기 시작했다. 애플은 현재 최신 스마트폰인 아이폰13 시리즈를 포함해 2019년 이후 출시된 모든 아이폰에 퀄컴의 통신칩셋을 사용하고 있다.

대신 애플은 인텔의 통신칩셋 사업부를 10억 달러에 인수하며 자체 통신칩셋 개발을 이어갔다. 업계에선 빨라도 2025년은 되어야 애플의 자체 통신칩셋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닛케이아시아는 이보다 빠른 2023년을 애플 통신칩셋의 출시 시기로 내다봤다. 실제로 퀄컴도 최근 신제품 발표회에서 (애플의 자체 통신칩셋 출시로 인해) 2023년 아이폰 통신칩셋 점유율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은 자체 통신칩셋을 활용함으로써 퀄컴에 지불하는 로열티 비용을 절감하고, 자체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애플 A 시리즈와 통신칩셋을 통합(원칩화)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애플 A 시리즈와 퀄컴의 통신칩셋이 별도로 탑재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어 공간 낭비가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통신칩셋은 스마트폰 데이터 전송 속도와 통화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부품이다. 그동안 미국 퀄컴, 대만 미디어텍, 중국 화웨이 등이 관련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다만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2023년 자체 통신칩셋을 양산하더라도 모든 아이폰에 이를 도입하는 것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 세계 이동통신사와 망 연동을 위한 테스트를 하는 등 상용화를 위해 넘어야 할 벽이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