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여전히 답답한 한주… 비정상적 흐름에 올라타야

2021-11-22 06:0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 증시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와 국내 기업들의 실적 피크아웃(고점 후 하락)에 대한 우려감에 3000포인트가 깨진 뒤 2900포인트 후반에서 횡보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이번 주에도 국내 증시는 답답한 흐름이 지속될 공산이 크다. 시장 분위기를 바꿀만한 이벤트가 부재한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주요국가들의 제조업·서비스업 구매자관리지수(PMI) 등 경제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의 비정상적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고 말한다. 시장이 정상으로 돌아올 때를 대비해 반도체와 자동차 철강 등 그간 소외됐던 대형주에 대해 관심을 더 가져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지난주(15~19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0.074% 오른 2971.02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8일 장중 2937포인트까지 밀리기도 했으나 낙폭을 축소하며 19일에는 23포인트 이상 오르며 부진을 씻었다. 특히 개인과 기관이 3662억원, 1조1004억원을 순매도 했지만 외국인들이 1조3358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 부분이다.
 
외국인 반갑지만 시장분위기는 여전히 냉랭
 
이번 주에도 국내 증시는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지루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예상 밴드로 2900~3050포인트를 하나금융투자는 2930~3030포인트를 제시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동남아시아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되고 있고 이에 따른 제조업 정상화와 미국 소비성수기 매출 호조는 시장에 긍정적 요인”이라며 “다만 미국의 장기금리상승 우려와 연말 개인 대주주들의 양도세회피 목적의 매도 물량은 시장에 부담”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간 시장의 하방을 지지해주던 개인들의 매도세가 유입되면서 지수의 하락폭도 점차 확대되는 모양세다. 이달 들어 개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7000억원을 순매도 했다.
 
김 연구원은 “2019년까지는 연말 양도세 회피 자원의 개인 순매도가 12월 말에 출회됐으나 2020년에는 11월 초에 먼저 출회되고 11월 마지막주에 진정된 후 12월에 개인 수급이 다시 순매수로 전환했다”며 “올해도 마찬가지로 11월에 연말 양도세 회피 물량이 출회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일시적으로는 코스피 수급에 부정적 요인이나 다시 재유입될 수 있는 자금”이라며 “중장기적인 개인 자금의 이탈과는 다른 성격”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 강세에도 아시아통화의 절하폭이 미미한 수준임에도 외국인은 전기전자업종에 약 1조원 가량 매수 우위를 보여줬다”며 “이번 주 국내 증시는 IT 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 저가매수세가 지속될지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공급망 병목현상 장기화와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주식시장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주에는 11월 한국 금통위, 11월 FOMC 의사록, 10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이 예정돼 있다”며 “부채한도 협상 기한이 한 달도 남지 않아 채권 금리 향배가 중요하다”면서 “금리상승 압력은 주식시장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금리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비정상적 장세 소외된 대형주 담아라
 
최근 국내 증시와 미국 증시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미국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오히려 고점 이후 갈수록 후퇴하는 모습이다. 시장 분위기도 메타버스와 대체 불가능 토큰(NFT)에 집중적으로 쏠리고 있다. 말 그대로 비정상적인 시장의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NFT 관련주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며 그간 소외된 대형주에 대해 관심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는 너무나 답답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긍정적인 면은 묻히고 악재만 부각되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수급이 취약해 증시가 장중에 너무 쉽게 급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메타버스와 연관된 기업들과 콘텐츠 같은 무형자산 관련주, 2차전지만 관심을 받고 있고 상장지수펀드(ETF) 자금까지 몰리며 쏠림현상이 극대화되고 있다”면서 “과하게 쏠린 수급과 ETF 자금 유입에 따른 지나친 급등현상은 위험요인으로 펀더멘털 대비 과한 상승은 반드시 되돌리게 돼 있다”고 경고했다.
 
김영환 연구원도 “한국에서도 NFT 진출을 언급한 기업들의 주가 상승이 거센 상황”이라며 “사업의 실체가 구체화되지 않은 단계에서 단기에 주가가 급등한 만큼 향후 변동성이 높아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종목에 과도하게 쏠린 만큼 이제는 체격에 비해 현저히 저평가 구간에 접어든 대형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기라는 설명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늘 선행하며 이러한 우려를 선반영해 코스피 주요 대형주들의 주가는 충분히 가격 조정을 받은 상황”이라며 “IT는 밸류에이션 매력으로 바닥을 확인했고,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는 전 업종을 통틀어 올해 가장 성과가 나빴으며, 인터넷 기업들은 최근 메타버스로 새로운 기업 가치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되며 시총 상위 대형주 구성을 바꿀 가능성이 높다”며 “보유 종목의 성장 그림이 변하지 않았다면, 조금 더 인내심이 필요한 구간”이라고 덧붙였다. 
 
염승환 연구원도 “스토리만으로 영원히 오르는 주식은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오해와 편견 때문에 너무나 크게 소외받고 있는 자동차, 보험, 음식료, 철강 등의 업종과 바닥권에서 주도주로의 부상에 나선 반도체주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면서 “무형자산 업종 중 최근 소외된 드라마 관련주와 12월 반격이 기대되는 바이오주(정책이슈)에 대해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