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역대 대통령 지지율과 탈당의 함수관계
2021-11-19 08:00
문 대통령, ‘탈당’ 안 한 첫 대통령 탄생 여부 관심
1987 직선제 도입 후 임기 말 줄줄이 탈당·제명
1987 직선제 도입 후 임기 말 줄줄이 탈당·제명
1987년 직선제 도입 이후 모든 대통령은 탈당을 하거나 제명 절차에 따라 출당됐기 때문이다. 5년 단임제의 숙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야권 중심으로 문 대통령의 탈당 여부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가 나오는 것은 대통령 선거 때문이다.
현재 내각에는 김부겸 국무총리를 비롯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등 선거관리 주무부처의 장관들이 더불어민주당 당적을 가지고 있는 정치인 출신이기도 하다.
◆노태우부터 박근혜까지…‘예외는 없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이던 1992년 9월 민자당 명예총재직을 내려놓으며 탈당했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당시 대선을 앞두고 당의 주류였던 민정계를 밀어내면서 노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사돈 기업인 SK의 이동통신 사업 허가를 둘러싼 특혜 의혹으로 정치적 압박이 거세진 점도 작용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역시 임기 말 탈당했다. 이회창 신한국당 대선 후보는 검찰이 김대중(DJ)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의 비자금 수사를 유보하자, 김영삼 전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임기 말 최규선 게이트와 세 아들의 비리 의혹이 불거지며 당에 부담이 커지자 2002년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두 차례나 탈당을 하는 기록을 남겼다.
임기 첫 해인 2003년 9월 열린우리당 창당 사태 때 민주당을 떠났다가 열린우리당에 입당했지만, 2007년 2월 임기 말 국정 지지도 추락이 대선에 걸림돌이 된다는 여당 공세 등에 밀려 열린우리당 당적도 정리했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옛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이 대거 새누리당을 떠난 2017년 1월, 정치색을 없앤다는 취지에서 탈당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같은 해 10월,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가 공식적으로 제명을 결정한 데 따라 강제출당 형식으로 탈당한 첫 사례가 됐다.
◆임기 말 지지율 하락 주요인…‘지지율↓=레임덕’ 공식
역대 대통령들의 탈당·제명은 임기 말 지지율과 맥이 닿아 있다. 떨어지는 지지율이 탈당 명분으로 작용한 것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을 필두로 역대 대통령은 모두 임기 초에는 50% 이상의 지지율을 자랑했으나 후반기에는 일제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갤럽이 분석한 역대 대통령의 분기별 지지율 동향에 따르면 노태우 전 대통령은 1년 차에 50%를 상회하는 지지율을 보이다가 4년 차와 5년 차에는 10%대로 떨어졌다.
재임 중 가장 지지율 편차가 심했던 대통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 1년 차 2·3분기에는 지지율이 무려 83%에 달했으나 퇴임 직전인 5년 차 4분기에는 6%까지 떨어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취임 첫 해 1분기 지지율이 71%로, 가장 높았으나 이후 전반적으로 하락곡선을 이어갔다. 그러다 재임 마지막 해 4분기의 지지율은 24%에 그쳤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취임 첫해 1분기 지지율은 60%로 높았으나 2분기 40%, 3분기 29%, 4분기 22% 등으로 첫 해부터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2~3년 차에는 20~30%대를 유지하다가 4년 차 4분기에 12%까지 떨어졌다. 마지막 해에는 27%까지 반등했다.
취임 첫 해 이른바 ‘쇠고기 파동’을 겪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1년 차 1분기 52%에서 2분기에는 21%로 급락했다. 이후 비교적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며 3년 차 2분기에는 49%까지 반등했지만 재임 마지막 분기를 23%로 마쳤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이른바 ‘최순실 비선 실세 파문’의 영향으로 임기 말 10%대까지 추락했다.
취임 첫 해 1분기에 42%의 지지율을 기록한 박 대통령은 같은 해 3분기에는 60%까지 오르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2년 차에도 분기별로 55%, 50%, 44%, 44% 등으로 호조세를 이어갔다.
중반기로 들어가는 3년 차 들어 1, 2, 3분기에 30%대로 떨어졌으나 임기 반환점을 돌아선 4분기 다시 43%로 회복한 뒤에 계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文, 30% 중반대 ‘콘크리트 지지율’…국정운영 뒷받침
역대 대통령들과 문 대통령의 가장 큰 차이점도 지지율이다. 문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30%대 중반의 국정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이전 대통령들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의 임기 말 지지율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는 것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저도 여기(청와대에) 몸담고 있어 평가할 입장은 아니지만, 정부에 참여했거나 또 지금 몸담는 모든 분의 노력이 있었을 테고 또 밖에서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시는 분들, 또 더 크게는 지지해주시는 국민들의 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금 더 좁혀서 보면 저는 감히 ‘문재인 효과’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탈당 요구에 대해서도 “(과거) 여당에 짐을 지우지 않으려는 정략적 의도로 잘못된 관행”이라며 “책임 정치를 위해서라도 대통령은 당적을 가져야 한다”고 일축했다.
이 수석은 ‘문재인 효과’에 대해 “저는 바르고 착한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가까이 모셔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한눈 안 팔고, 부패 안 하고, 권력의 단맛에 취하지 않고, 오직 일만 하시는 대통령이라 국민들이 그런 점을 높게 평가하지 않는가 싶다”고 분석했다.
특히 “개인적 소망이 하나 있는데, 그 소망을 ‘문전박대’라고 표현한다”면서 “대통령이 퇴임하기 위해서 ‘문 앞에 섰을 때 박수를 받으면서 떠나는 대통령’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앞에서 쫓아낼 듯이 인정 없고 모질게 대한다’라는 부정적인 뜻의 문전박대(門前薄待)를 다른 의미로 표현한 것이다.
이 수석은 “생각하다 보니까 그런 용어가 떠올랐는데, 그런 소망이 제 개인적으로 있긴 하다”면서 “우리 민주주의 수준에서 이제는 성공한 대통령, 떠날 때 박수 받는 대통령이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저는 그러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