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비대면 경계 허물자” 교육업계, 포스트 코로나 맞춤 ‘새 패러다임’ 짠다

2021-11-21 14:05
위드 코로나에 대면·비대면 수업 병행 '각광'
"비대면 한계, 기술적으로 극복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 장기화 속에서 국내 산업의 지형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은 전 사업군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교육업계는 이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학습에 초점이 맞춰졌던 교육 패러다임이 비대면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뜨거워진 디지털 전환 열기에 발맞춰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이 병행되는 방식의 새로운 수업 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면·비대면 병행학습 ‘인기’
17일 업계에 따르면 교육업계 빅3로 꼽히는 교원그룹, 대교, 웅진씽크빅은 포스트 코로나에 발맞춰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결합한 온앤오프(On-and-Off) 교육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비대면을 주력으로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되 비대면 교육이 가진 한계를 대면 교육으로 채워준다는 복안이다.

교원의 구몬학습은 학생들의 상황에 맞춰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적절히 융합해 제공하고 있다. 정해진 기간에 맞춰 학습지를 제공하고, 회원이 방문 학습이 어려울 경우, 별도 요청을 통해 비대면 학습으로 관리를 해주는 식이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한창일 당시 기존 도서산간 지역 학습자들이 이용하던 비대면 화상관리 서비스를 전 회원 대상으로 확대했다”며 “위드 코로나로 진입하며 전면 등교가 시행됨에 따라 대면 수업을 요청하는 학부모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교는 코로나 장기화로 심화되고 있는 학생들 간의 학력격차를 해소하고자 대면과 비대면 교육 서비스를 함께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9월 말 집으로 방문하는 대교 써밋의 홈러닝 방문 서비스를 확대 출시했다.

기존에는 대교 써밋 스코어수학과 대교 써밋 스피드수학만 홈방문 서비스가 제공됐지만, 대교 써밋 스코어국어와 대교 써밋 어휘력, 대교 써밋 스피킹까지 홈러닝 방문 서비스를 확대하며 국어, 영어, 수학 완전체 학습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교 써밋은 국어, 영어, 수학을 비롯해 어휘력, 스피킹 등 10여개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과목별 학습 수준에 맞춰 선택 가능하며 학습 대상은 예비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하다.

웅진씽크빅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교육 중심의 에듀테크 사업 전환을 꾀하고 있다. 전 과목 AI학습 ‘스마트올’, AI를 적용한 ‘AI수학’, ‘AI책읽기’, ‘매쓰피드’ 등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플랫폼을 선보이고 있다. 웅진씽크빅의 AI학습 서비스는 학습자의 학습패턴, 유형, 습관을 분석해 최적의 학습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핵심모듈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웅진씽크빅은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메타버스를 도입해 증강현실(AR) 아바타를 제작하고, 영어회화가 가능한 챗봇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교육 패러다임이 비대면으로 완전히 전환되면서 대면학습은 직접 가르치는 것보다 학생 관리를 위한 보조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개인화 학습을 제공할 수 있는 AI 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교육의 효용성을 전달할 수 있는 학습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집중력·학습효율↓” 비대면 학습 한계 극복은 숙제

학부모 10명 중 7명은 비대면 수업의 부작용을 우려해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에도 ‘대면 교육’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윤선생]

비대면 학습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비대면 학습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와 사회성 결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비대면 수업은 비용·시간 절약, 반복학습 가능 등의 장점도 있지만 선생님과 학생들간의 교류가 없어 집중도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공동체성 결핍 현상 등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학부모 10명 중 7명은 비대면 수업의 부작용을 우려해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에도 ‘대면 교육’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영어교육 전문기업 윤선생이 지난 11월 4일부터 8일까지 사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고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학부모 6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77.0%는 대면 교육으로만 사교육을 진행(26.1%)하거나 비대면수업과 병행하더라도 대면 교육의 비중을 확대(50.9%)할 것으로 응답했다. 비대면 교육의 비중을 높여 대면 교육과 병행한다는 학부모는 15.7%, 비대면 교육만을 진행한다는 의견은 7.3%에 그쳤다.

대면 교육을 선호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선생님과 직접 대면하는 형태가 학습 효과가 높다고 생각해서’(77.0%)를 가장 많이 꼽았다. ‘비대면 교육의 장점을 크게 느끼지 못해서’(23.0%), ‘자녀가 대면으로 진행하기를 원해서’(17.5%), ‘스마트 기기 사용이 능숙하지 못해서’(8.1%) 순이었다.

비대면 교육을 선호하는 이유(복수응답)는 ‘여전히 대면 교육을 통한 집단 감염의 우려가 있어서’(81.8%), ‘시간∙공간 활용 등 비대면 교육의 장점이 마음에 들어서’(36.5%), ‘선생님 방문∙아이 학원 내방 등의 불편함’(23.0%), ‘자녀가 비대면으로 진행하기를 원해서’(13.5%) 등이 있었다.

윤선생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 미취학이나 초등 저학년 학부모들이 대면 교육으로의 전환을 더 원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아이가 어릴수록 동기부여 측면에서 선생님과의 스킨십이 중요하고, 학습 태도도 상대적으로 산만하기 때문에 이 시기의 학부모들은 대면교육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윤선생도 ‘하이브리드 러닝’ 형태와 같이 온오프라인 수업방식을 유연하게 진행할 수 있는 학습형태를 적극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비대면 학습은 시대적 흐름이라는 데 공감하면서도, 비대면 학습이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은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길영 한국외국어대 영어교육학과 교수는 “과거엔 대면 학습을 할 수 없을 때 불가피하게 비대면 학습을 진행했지만, 현재는 비대면 학습이 우선시되고 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비대면에 익숙해지고, 그에 대한 편리함을 경험했기에 코로나가 사라진 이후에도 대면 학습이 더 우선시되는 흐름으로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교수는 “하지만 비대면 수업의 불편함은 여전히 교육업계에 남겨진 과제”라며 “기술력을 통해 대면과 비대면을 적절히 융합해 상호 보완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